초중고 과목별 수업시간 20% 내 자율조정

  • 입력 2009년 5월 1일 02시 56분


교과부 자율권확대 시안 발표… 이르면 2학기부터

교사 초빙권도 강화… “국영수 편중 심화” 우려도

이르면 2학기부터 일선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국어나 영어, 수학 수업을 주당 1시간씩 늘리거나 미술 음악 같은 수업을 한 학기에 몰아서 집중적으로 편성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학교의 유능한 교사를 스카우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초중고교가 학교별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대해 주는 내용의 ‘학교 자율화 추진방안 시안’을 마련해 30일 발표했다. 교과부는 12일까지 전국 4개 지역에서 공청회를 연 뒤 5월 말 추진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시안에 따르면 학교가 원하는 대로 교과목별 수업 시간을 20% 범위 내에서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교사들의 합의가 이뤄지고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있다면 고교 1학년의 국어 영어 수학 수업을 연간 109∼163시간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연간 34시간인 음악이나 미술 수업도 28∼40시간 범위에서 바꿀 수 있다. 수업 시간이 적은 과목은 1년 치 수업을 한 학기에 몰아서 할 수도 있다.

1954년 제1차 교육과정이 마련된 이후 지금까지 초등학교 1학년∼고교 1학년에 이르는 10년 동안은 ‘국민공통교육과정’에 따라 교과목별 수업 시간을 획일적으로 지켜야 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모든 고교는 1학년 시간표를 짤 때 국어 영어 수학을 각각 연간 136시간 이상 편성해야 했다.

시안은 또 모든 학교가 정원의 20%까지 교사를 초빙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교육감이 허용한 일부 학교에서만 정원의 10% 이내에서 교사를 초빙할 수 있다. 일반 학교의 자율권을 늘리는 것과는 별도로 자율학교도 대폭 늘린다. 자율학교는 교육감이 교육과정, 교과서, 교장임용, 수업일수 등의 특례를 인정한 학교다. 현재는 282개교뿐이지만 내년에는 마이스터고, 기숙형공립고, 사교육 없는 학교 등을 자율학교로 지정해 2500곳 이상으로 늘린다. 자율학교는 교과목 편성 자율권이 35%까지 보장되고, 교사도 정원의 50%까지 초빙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안에 대해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 간 경쟁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학교들이 경쟁적으로 국영수 수업을 늘리면 입시 위주의 교육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