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2 과학실력 50개국 중 4위…“과학 즐겁다”는 평균 밑돌아

  • 입력 2009년 3월 18일 03시 00분


한국 과학교육 현주소는

50개국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한 수학·과학성취도 국제비교연구(TIMSS)에서 한국 학생의 수학 과학 실력은 상위권 국가에 속한다. 2007년 TIMSS에서 한국은 수학 2위, 과학 4위를 기록했다. 과학은 싱가포르 대만 일본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과학 공부에 대한 즐거움의 인식 정도에서 우리나라는 38%로 국제평균 65%에 크게 밑돌았다. 이는 억지로 과학 공부는 하지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의 과학교육이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실험위주의 체험교육이 아니라 이론교육으로 끝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초등학교 때는 실험 흉내라도 내지만 중고교로 갈수록 이론교육 중심이 된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고교 1학년 학생의 과학시간은 주당 3시간씩 연간 102시간이었으나 과학교육이 크게 부족하다는 과학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당 4시간씩 136시간으로 늘렸다.

그러나 대학입시에서 과학탐구영역의 과학Ⅱ 과목을 요구하는 곳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0여 곳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배우기 꺼리는 과학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할 경우 학생 지원이 줄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우수 학생들이 대학 과목을 미리 배우는 ‘대학과목선이수제(AP)’를 도입했다. 하지만 형평성 논란에 발목이 잡혀 이를 이수해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고교 때 AP과목을 얼마나 많이 이수했는지가 대입에서 중요한 전형자료로 활용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참여정부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우수 인재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있다. 그나마 수학 과학에 관심을 갖고 모인 학생들이 능력을 발휘할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

최근 대학들이 성적만이 아니라 잠재적 능력을 발굴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입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수학능력의 비중이 중요한데 등급제 때문에 과학만 잘해선 대학에 갈 수 없다”며 “정부는 규제에서 벗어나 특정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발굴하고 북돋우려는 자율화 정책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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