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부자’ 울산 “재활용 도사 되자”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7분


기업 밀집, 쓰레기 많아… 재생에너지 사업 활발

소각장 열로 스팀 생산 판매… 작년 9억원 수익

폐수 정화해 기업체 공업용수로 재활용도 추진

‘쓰레기 소각장의 열로 스팀을 생산해 판매하고 폐수는 공업용수로 재활용하고….’

쓸모없이 버려졌던 각종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사업이 울산에서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은 수익 창출과 기후변화 대응, 생태환경도시 이미지 제고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쓰레기 소각열로 스팀 생산”=2일 오후 울산 남구 성암소각장. 3층 크레인실에서는 울산 전역에서 수거된 각종 쓰레기(하루 최대 400t)를 크레인으로 집어 올려 소각로 2기에 넣고 있었다. 소각로에 들어간 쓰레기를 섭씨 1100도의 고열로 태우면 이 과정에서 시간당 40t의 스팀이 생산된다.

소각장 증기발전기 가동에 필요한 12t을 제외한 스팀 28t을 약 1300m 떨어진 ㈜효성 용연공장에 판매한다. 지난해 6월부터 스팀을 판매해 지난해에만 9억여 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올해는 31억 원의 수익이 날 것으로 울산시는 전망하고 있다. 소각장 증설이 완료되는 2011년부터 연간 예상수익은 84억 원.

▽“폐수도 재활용”=울산시는 남구 용연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루 10만 t의 폐수를 정화해 기업체의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KAIST 신항식 교수팀에 용역을 의뢰해놓고 있다.

용연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방류수의 수질(탁도 5.5NTU, 부유물질 L당 13.6mg 등)을 고도정수처리과정을 거쳐 온산정수장의 공업용수 공급 수질(탁도 0.9NTU, 부유물질 L당 1.2mg 등)로 정화해 기업체에 공급한다는 것이 울산시의 목표다. 울산시는 이 사업이 내년 8월 상용화되면 울산지역 각 기업체에 공업용수로 공급되는 낙동강 원수의 의존도를 크게 낮춰 물 부족 사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암 음식물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하루 94t의 폐수도 버리지 않고 인근 성암 쓰레기 매립장 지하로 투입해 가스 발생량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이 사업이 상용화되면 t당 2만 원에 이르는 폐수 처리비를 절감하고 매립장 가스 발생량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공단 내 SK케미칼㈜와 ㈜코엔텍 등은 폐목재로 만든 우드칩을 연료로 산업용 스팀 보일러를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쓰레기 매립장은 공원으로=폐기물 관리법상의 매립장 안정화 기간 20년이 경과한 매립장은 공원이나 체육시설 자재 야적장 등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울산 남구 삼산매립장의 삼산지구(면적 28만 m²)는 올 4월에, 여천지구(13만 m²)는 2014년 3월에 각각 안정화 기간이 끝난다. 또 온산매립장(44만 m²)은 2016년 7월에 종료된다.

울산시는 이곳들을 공원이나 체육시설, 야생화단지 등 시민 휴식공간이나 태양열 에너지 생산시설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울산시가 추진하거나 구상하는 이 같은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은 총 3개 분야 22개 사업이며, 이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1756억 원의 경제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봉현 울산시 정무부시장은 “기업체 밀집지역인 울산은 다른 지역보다 폐기물 발생량이 훨씬 많은 곳”이라며 “이들 폐기물을 신재생 에너지로 활용하면 환경오염을 막고 기후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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