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남구의 당찬 쓰레기 실험

  • 입력 2009년 3월 2일 06시 56분


종량제 폐지… 무게별 유료스티커 부착 시범 도입

관급봉투 年제작비 2억5000만원 비용 절감효과

광주 남구(구청장 황일봉)가 전국에서 시행 중인 쓰레기종량제를 폐지하는 당찬 실험에 나섰다.

남구는 1일 “환경친화성이 떨어지는 종량제(관급) 쓰레기봉투 대신 자동계량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이달부터 구청사에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현재의 유료 쓰레기봉투가 아닌 보통 비닐봉투에 관급 유료 스티커를 붙인 뒤 쓰레기를 담아 버리도록 하는 것. 이에 따라 요금도 현재의 부피가 아닌 무게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구청은 한 발 더 나아가 자체 특허출원한 ‘생생하우스’(자동화 쓰레기 수거장치)를 통해 스티커에 인쇄된 바코드형 배출자 정보를 구청 중앙서버에 전달하면 배출량을 자동 산출해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구상은 인구 20만 명의 남구에서만 해마다 320만 장, 2억5000만 원의 제작비가 드는 관급봉투를 없애보자는 황 구청장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1995년 쓰레기종량제 도입 이후 전국적으로 해마다 491억 원(10억 장)의 봉투 제작비와 별도의 유통비용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 쓰레기봉투를 찍어내는 대신 일반 봉투를 사용하면 봉투값뿐 아니라 제작에서 소각 때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구는 환경부로부터 최근 ‘배출자 부담 원칙’만 지키면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확인하고 가로, 세로 각 15cm 크기의 바코드가 인쇄된 스티커 제작에 들어갔다.

구는 앞으로 생활쓰레기,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를 ‘생생하우스’를 통해 한꺼번에 처리하는 시스템도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쓰레기 처리체계가 각 가정 ‘문전 수거’에서 구역별 ‘거점 수거’로 바뀌는 만큼 주민들이 상당 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대당 5000만 원에 이르는 생생하우스 제작비용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존의 쓰레기 위탁 처리계약 틀을 파기하고 폐기물 운송, 음식물쓰레기 처리 등 분야별로 새로운 경쟁 입찰 체제를 도입해야 하는 부담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 구청장은 “이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 관급봉투 비용 절감 및 청소행정의 투명화를 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쓰레기 배출량은 20% 줄이고 재활용품 수거량은 300%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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