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보험범죄 수사 강화해야

  • 입력 2009년 2월 23일 17시 05분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보험범죄 수사 강화해야', 박영균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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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강호순을 구속 수사 중인 검찰은 강씨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장모집에 불을 질러 네 번째 부인과 장모를 살해한 것으로 결론 냈습니다. 강씨는 나중에 부인 명의로 든 보험금 4억 8000만원을 타냈습니다. 강호순은 화재발생 한해 전과 일주일 전에 부인명의로 보험 4건을 가입했고 화재 5일전 동거 3년 만에 뒤늦게 혼인신고를 해 보험금을 탄 것입니다.

불이 났던 2005년 당시 경찰은 강씨를 방화혐의로 6개월간 수사했으나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뒤 검찰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뒤집을 만한 여러 가지 증거와 정황을 제시했습니다.

검찰은 인화성 물질에 의한 방화로 결론지었습니다. 이는 모기향을 화재원인이라고 본 경찰 수사 결과를 뒤엎은 것입니다. 검찰은 전문가들을 통해 화재 흔적이 모기향이 아니라 휘발성 물질로 인한 화재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화재 직후 경찰이 찍은 사진에서 유류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가 있었으나 3일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현장감식 사진에는 이 용기가 사라졌습니다. 검찰은 강호순이 용기를 치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호순이 보험금을 노리고 방화범죄를 저질렀다면 경찰이 부실수사를 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만약 화재수사를 통해 방화혐의를 밝혔다면 이후 연쇄살인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화재사건은 불을 끄는 과정에서 현장 훼손 가능성이 크고 화재 원인을 밝히기 힘들어 방화범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작년에 방화 또는 방화로 의심되는 사건은 전체 화재사건의 8.5%인 4240건 이고 이는 전년에 비해 37%나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나쁠 때는 제조업체나 유흥업소 방화사건이 많습니다.

강호순 사건 이외에도 지난해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위장해 부인을 살해한 사건, 그리고 정신지체아를 교통사고인양 위장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보험금을 노린 반인륜적인 범죄가 잇따랐습니다. 보험금을 받기 위해 불을 지르고 살인까지 하는 보험범죄는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런 보험범죄와 사기로 타가는 보험금이 연간 2조원에 이르고 그 피해는 가구당 14만원에 달합니다.

우리 집 주변에서 이런 범죄가 일어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검찰이나 경찰 수사가 미흡합니다. 보험범죄는 지능적이고 치밀하기 때문에 전담 수사부서가 필요합니다. 보험범죄에 대한 처벌도 불구속기소나 벌금형으로 미약합니다. 강화돼야 합니다. 민간 보험조사관 제도나 보험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방안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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