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20 하계올림픽 개최 꿈 ‘무럭무럭’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2020 하계올림픽이 유치되면 개보수 작업을 거쳐 메인스타디움으로 쓰일 2002년 아시아 경기대회 주경기장 전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20 하계올림픽이 유치되면 개보수 작업을 거쳐 메인스타디움으로 쓰일 2002년 아시아 경기대회 주경기장 전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11년 신청… 2013년 IOC총회서 승부수

2016년 개최지 시카고 유력 후보 떠올라

대륙별 순환따라 차기는 아시아 가능성 커

부산이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의 꿈에 부풀어 있다.

최근 국제적 상황과 지역 분위기로 볼 때 부산 유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 버락 오바마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가 2016년 하계올림픽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면서 대륙별 순환에 따라 그 다음은 아시아 차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지난달 29일 오후 6시 반. 부산 영도구 동삼동의 한 음식점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을 비롯한 25명의 지역 상공인이 모인 가운데 ‘2020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한 경제인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허 시장은 “하계 올림픽이 유치되면 부산이 세계적 도시로 성장함은 물론 부산 경제 중흥의 확고한 틀이 마련된다”며 상공인들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부탁했다.

부산이 올림픽 유치를 공식화한 것은 2005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부산에서 열릴 당시 참가 정상들에게 이런 뜻을 밝히면서부터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지역 2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올림픽 유치 범시민지원협의회’가 발족됐고, 12월에는 올림픽 유치 100만 명 서명을 달성해 시민 의지를 모았다.

올해 7월에는 대구 울산 경남 경북 등 4개 시도의 부산 유치 대정부 건의문도 발표됐다.

8월 베이징 올림픽 현장과 9월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스포츠·교육·문화포럼 때는 IOC 위원 30∼40명을 상대로 부산을 알렸다.

부산시는 내년 하반기까지 정부 승인을 얻은 뒤 범국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2011년 9월경 IOC에 유치신청서를 내 개최 도시가 확정되는 2013년 IOC총회까지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 국내외 분위기는

두 차례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평창이 3수(修) 도전을 공언한 가운데 정부는 내년 10월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의 부산하계올림픽 유치 승인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산시는 올림픽 유치에 3회 이상 도전해 성공한 사례가 없고, 12년간 한 도시가 국제 행사 유치를 독점하는 것은 다른 도시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체육계를 중심으로 이제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하계올림픽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아대 문대성 교수의 IOC 선수위원 당선으로 분위기가 고무된 데다 오바마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하계 올림픽 유치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오바마 당선인은 6월 IOC가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2016년 올림픽 개최 후보지의 하나로 결정하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시카고의 유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2016년 하계 올림픽 최종 후보 도시는 시카고와 일본 도쿄(東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스페인 마드리드 등 4곳. 2009년 10월 IOC 총회에서 개최 도시가 결정된다.

올림픽은 유럽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등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열려 시카고 다음에는 아시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부산이 유리하다.

부산시는 시카고가 개최지로 결정될 경우 자매결연 관계를 유치활동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시카고 시와 자매결연 협정을 맺을 당시 두 도시 시장은 앞으로 올림픽에 관해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2020 하계 올림픽 유치 희망 도시로는 일본 히로시마(廣島), 대만 타이베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호주 멜버른·브리즈번, 덴마크 코펜하겐, 포르투갈 리스본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우석봉 연구위원은 “서울이 올림픽 이후 국제도시로 변모하고 관광 및 서비스산업이 발전했다”며 “부산이 글로벌도시로 탈바꿈하는 힘은 2020 올림픽 유치”라고 강조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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