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총파업 가결때 조합원 재적수 축소 논란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노조자료집엔 1만6055명… 발표땐 1만849명

5621명이 찬성… 재적과반 8028명에 못미쳐

노조 “조합비 석달 미납땐 제외… KBS 예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이달 중순 민주노총이 주도한 총파업 찬반 투표 때 해당 노조의 파업 가결을 위해 재적 조합원 수를 축소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는 12∼14일 지부·본부·분회를 대상으로 미국산 쇠고기 관련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며 1만849명의 재적 조합원 중 7154명이 참가(투표율 65.9%)해, 5621명 찬성(찬성률 78.6%). 1500명 반대(반대율 21%), 무효 33표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16일 발표했다.

하지만 5월 열린 언론노조 간부수련회 자료집의 ‘언론노조 지역협의회 현황’에 따르면 언론노조 조합원은 1만6055명(홈페이지에는 2007년 2월 기준 1만7438명)으로, 언론노조가 파업 가결 때 재적 조합원으로 밝힌 1만849명에 비해 5206명이 많다.

노동 관계법은 노조의 쟁의행위는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언론노조의 규약에도 같은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언론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는 최소 8028명의 찬성표(재적 기준 1만6055명)를 얻어야 가결될 수 있으므로 이번 찬반 투표는 부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노사관계학을 전공하는 한 교수(경영학)는 “언론노조의 파업 가결 여부는 7월 초 민주노총의 총파업까지 이어지는 고리였다”며 “언론노조가 재적 조합원을 줄였다면 이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파업을 밀어붙이려 했다는 논란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언론노조의 권철 사무처장은 재적 조합원의 차이(5206명)에 대해 “3개월 이상 조합비를 내지 않은 단위 조합원과 부재자 투표를 하지 못하는 출장자 등을 재적 인원에서 뺐기 때문”이라며 “조합원이 4000여 명에 이르는 KBS 본부 노조는 지난해 7월 이후 조합비를 납부하지 않았으나 최근 이를 언론노조에 내기로 한 데다 이미 투표에 들어가 재적 인원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권 처장은 “어떤 단위 조합이 재적 인원에서 제외됐는지는 모두 밝히기 어렵다”며 “재적 인원의 정확한 차이는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현대차노조 “夏鬪 총대 안 멜 것”

“금속노조와 함께 하지만 앞장은 안서겠다”

금속노조도 동의… ‘나홀로 파업’ 없을 듯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가 7월 하투(夏鬪)를 앞두고 현대차지부만 앞장서는 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잇따라 밝혀 주목된다.

금속노조는 24∼27일까지 지부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는데 현대차지부는 26, 27일이 투표일이다.

현대차지부(지부장 윤해모)는 24일 소식지를 통해 “금속노조 15만 전체가 함께 하는 투쟁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실천한다”며 “하지만 현대차지부만 앞장서는 투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지부장은 20일 열린 교섭팀 및 대의원 간담회에서도 이렇게 말한 뒤 “찬반투표를 앞두고 현장 조직화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소식지는 밝혔다.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도 1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현대차지부를 볼모로 한 투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의 중요한 힘의 원천인 만큼 현대차지부를 앞장세우는 투쟁이 아니라 15만 명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싸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현대차지부의 파업출정식에서도 “현대차만을 파업에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위원장과 윤 지부장이 “현대차지부만 앞장서는 투쟁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의 파업에 다른 완성차 회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현대차만 파업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노조소식지에서 언급한 내용은 금속노조 모든 조합원이 단결하자는 취지”라며 “금속노조에서 파업을 결정하면 산하 지부로서 당연히 따른다는 것이 현대차지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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