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소형 종합학원서 학습습관 다잡는 기회로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4분


교과과정 어려워진 수학·과학 기초 다져야

국제중·특목고 목표로 한 조기유학에 적기

초등학교 4학년생 전푸름(10) 양의 어머니 정미라(39·경기 광명시) 씨는 얼마 전 푸름이의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아보고 크게 당황했다.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상위권이었던 푸름이의 수학 성적이 크게 떨어져 중하위권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정 씨는 푸름이를 수학전문학원에 보내기 시작했지만 수학 실력을 만회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녀는 “저학년 때는 시험이 다가오면 집중적으로 공부해도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 4학년부터는 수학 과학 등 학습 내용이 어려워지면서 푸름이가 따라가기 벅찼던 것 같다”며 “여름 방학을 이용해 만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녀가 올해 4학년인 학부모 가운데 정 씨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가 적지 않다. 초등 4년생의 여름 방학 활용법을 알아보자.

○ 수업 어렵고 사춘기 시작돼

초등 1∼3학년까지는 교과과정이 어렵지 않아 학교 수업만 집중해도 진도를 따라갈 수 있지만, 교과 과정의 심화가 시작되는 4학년부터는 한 번 뒤처지면 또래 친구들과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어는 교과서에 한자어 등 어려운 어휘가 등장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수학은 수의 개념이나 단위가 커지며 혼합연산을 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다. 영어도 3학년 때까지는 입말(구어) 위주로 놀이처럼 배우지만 문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이뿐만 아니다. 초등 교사들은 저학년생의 경우 포용 위주로 지도하지만 고학년의 경우 점차 제재하는 분야를 늘리기 시작한다. 성적과 학교 생활 모두에서 스트레스 받는 4학년이 적지 않다. 초등생의 정신적, 신체적 발달이 예전보다 빨라지면서 여학생들의 경우 3학년 2학기나 4학년이면 사춘기가 시작된다. 부모나 선생님에게 반항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초등 4학년 담임교사 정모(32) 씨는 “독서 등을 통해 정신적으로 조숙한 학생은 초등 4학년이면 자신의 요구나 주장을 교사나 부모에게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 충돌이 빚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 여름방학, 공부습관 잡는 기회로

초등 4학년은 학습 습관을 다잡는 데 있어 중요한 시기다. 특히 교과 진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방학 기간에 자기 주도적인 공부습관을 들이지 못하면 5, 6학년은 물론 상급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타성적 공부 방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자칫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실력에 대한 자각이 쌓이는 중2, 3학년 때를 성적 향상의 중요한 시기로 본다. 이 시기의 성적 향상은 초등 고학년 때 다져진 학습습관이 뒷받침해 주어야 가능하다.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한다면 초등 4년생의 여름방학 활용이나 학원 선택은 학습 습관을 다잡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녀의 진학이나 진로를 너무 이른 시기에 결정해서 영어, 수학 등 특정 과목 점수 올리기에 ‘올인(다걸기)’하는 학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자녀가 초등 4학년생이라면 이런 전략이 올바른지 재검토해 봐야 한다. 과목별로 균형 있는 학습계획을 짜 주고 다양한 교과에 흥미를 갖게 도와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진로적성지도 업체인 와이즈멘토 허진오 평가기획팀장은 “대형 종합학원이나 소형 전문학원보다는 소형 종합학원이 초등 4년생의 공부 목적을 잘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 배운 개념을 반복 학습하면서 상급학교에서 심화된 내용이 추가되는 수학이나 과학 교과의 경우 전문 학원에서 취약 영역을 집중적으로 다지는 것도 좋다. 과목별 전문학원을 택할 경우 학원 간 이동이 잦아지므로 자녀의 체력 등을 감안해 집에서 가능한 가까운 학원을 택해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4학년 여름방학은 독서지도에도 유용한 시기다. 5, 6학년생이 되면 3, 4학년 때 한두 쪽에 불과했던 읽기과제가 크게 늘어 평소 읽기 실력을 기르지 못한 학생은 애를 먹기 십상이다. 그림 위주의 ‘가벼운 독서’에 길들여져 있다면 점차적으로 문자 위주 독서의 비중을 늘려줘야 한다.

여름방학을 이용한 한문 학습도 도움이 된다. 초등 4학년생 자녀를 둔 어머니 황은숙(38·서울 강동구 상일동) 씨는 “염장(鹽藏), 분류(分類)처럼 국어 이외의 교과에서도 쓰이는 한자어가 많아서 방학 때 한자 공부를 시작하려 한다”며 “어휘력 보강에 중점을 두되 동기부여를 위해 한자능력시험도 보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조기유학, 영어캠프 생각한다면

초등 4학년생은 국제중이나 특목고 입학을 대비한 조기유학이 적당한 때이기도 하다.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영미권 학교의 특성상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에 유학을 떠나면 현지에서 친구 만들기나 학교생활 적응에 유리하다. 급격한 환경변화나 적응문제 등으로 조기유학이 꺼려진다면 방학 기간에 개설되는 단기영어캠프나 해외명문대탐방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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