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애물단지’ 플라타너스

  • 입력 2008년 5월 1일 06시 20분


올 하반기부터 울산에서 버즘나무 가로수가 완전히 사라진다.

플라타너스로 더 잘 알려진 버즘나무는 한때 울산 도심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가로수였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데다 대기오염에도 강해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가로수로 가장 선호하는 나무였다.

그러나 버즘나무는 수령이 30년이 지나면 키가 너무 커져 수시로 가지를 잘라 주지 않으면 나무 위로 지나는 고압전선에 걸려 감전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넓은 잎이 가게 상호를 가려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봄에는 꽃가루가 날려 눈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버즘나무 가로수에 몰래 독극물을 주입해 고사시키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버즘나무 가로수가 있는 지역에서는 지방의원 출마자들이 상인들의 요구에 따라 ‘버즘나무 가로수 교체’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그동안 버즘나무 가로수 교체 작업을 벌여 왔다.

현재 버즘나무 가로수가 남아 있는 구간은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울산대∼문수체육공원 입구까지 73그루, 그리고 중구 성남동 시계탑 사거리∼옛 역전 삼거리까지 66그루 등 두 곳.

울산시는 4월 초부터 5월 20일까지 1억1000만 원을 들여 남구의 버즘나무를 양묘장으로 이식한 뒤 느티나무를 심고 있다. 중구의 버즘나무는 7700만 원을 들여 6월 중순까지 이식한 뒤 이팝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시 박순철 녹지공원과장은 “버즘나무는 한때 가로수의 상징으로 불릴 정도였지만 상가가 밀집한 도심지에는 민원이 잇따라 교체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울산에서 더는 버즘나무 가로수를 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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