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美명문대 진학 꿈꾸니 ‘교과외 포트폴리오’ 짰지?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최근 한국외국어대 부속외고와 민족사관고에서 미국 영국 등 해외 명문대에 지원한 수험생 전원이 합격하는 성과를 거둬 화제가 됐다. 해외 명문대에 합격하려면 학업성적뿐만 아니라 ‘인생’을 통째로 관리해야 한다. 이들 대학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학생의 인성, 리더십, 전공에 대한 관심 등 교과외 활동을 꼼꼼히 따져 전형에 비중 있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교과외 활동이란 봉사활동, 해외체험 활동, 각종 국제대회 참가, 인턴십 등 학교 밖에서 쌓는 체험 활동이다. 고교 3년 동안 체계적으로 쌓은 경력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이나 영어 에세이 이상으로 명문대 입학 여부를 가름하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이는 미로 찾기와 비슷하다. 정해진 점수와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두 학교는 교과외 활동을 어떻게 지도해 좋은 성과를 냈을까. 이들 학교의 사례를 통해 해외 명문대 진학은 노리는 학생들이 교과외 활동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는 게 좋을지를 알아보자.

○ 동아리에 집중하라

외대부속외고와 민사고 학생의 교과외 활동은 철저히 동아리 위주다. 누가 굳이 시키지 않더라도 관심사에 따라 몇 명씩 팀을 이뤄 봉사활동, 해외체험 활동, 각종 경시대회, 인턴십 등에 참여한다.

‘Prime TOWN’ 기사목록

▶ 美명문대 진학 꿈꾸니 ‘교과외 포트폴리오’ 짰지?

▶ 수학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

▶ 재능수학교실/‘이상’ ‘이하’‘초과’ ‘미만’

▶ 민족사관고 입시의 모든것 <끝> 중1 중간고사

▶ 올림피아드 성공 준비법/①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

▶ 중간고사 완벽대비법/④과학과목

▶ 상두야 대학가자<7> 과학탐구영역 물리

▶ 도와줘요, 수호천사/수리, 개념은 알것 같은데…

▶ 찬스! 내년 수시 문 활짝… 논술에 강하면 웃는다

▶ 수험생이 궁금해하는 입시문답

▶ 영어로 대학가기/iBT 토플 speaking

▶ 여자 노화, 주름보다 ‘가슴’이 먼저

▶ 전문병원/가슴성형 전문병원 압구정서울성형외과

▶ 허리사이즈 33인치인 그녀, 27인치로 보이는 까닭은

▶ CAREER/사고와 정서, 앎을 지배하라!(3)

▶ 논리이야기/무지(無知)에 호소하는 오류

▶ 개념시사 중국어

▶ 개념영어

A 군이 이들 학교에 입학했다고 가정해보자. A군은 입학 후 기숙사 선배에게 이런저런 교과외 활동이 있다는 소개를 받는다. 미국 하버드대 외교학과 진학이 꿈인 A 군은 교내 게시판에 공개된 정보, 그리고 해외유학 전문 상담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모의유엔(MUN) 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A 군은 친구와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매년 국내에서 열리는 ‘청소년 모의유엔 대회(MUNOS)’에 참여할 준비를 시작한다. 동아리 지도교사가 대회의 인솔자로 나선다. 이 대회 참가 경력은 하버드대 지원시 교과외 활동 이력란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민사고는 실제 이런 동아리만 100개가 넘는다. 교내 오케스트라, 환경 동아리, 영자신문 동아리, 모의증권 투자 동아리, 체육 동아리, 봉사활동 동아리 등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한 학생이 최소 4∼8개의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대학에서 전공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동아리 위주로 활동하는 편이다.

민사고는 하루 평균 6시간의 수업을 하는데, 수업시간 후엔 별도의 개인연구(Individual Research) 시간이 주어진다. 학생은 이 시간을 이용해서 일주일에 2∼3시간 동아리 활동을 한다. 필요하면 주말에도 동아리 활동을 챙긴다. 동아리는 민사고 기숙사 생활의 중심인 셈이다.

외대부속외고도 동아리를 중심으로 교과외 활동이 이뤄진다. 이 학교에는 50여 개의 동아리가 있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봉사활동이나 인턴십에 관한 정보를 찾아내기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각국 대사관, 영사관, 문화원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수시로 점검하면 대회나 행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학교가 직접 교과외 활동을 관리해 주기도 한다. 민사고는 ‘인턴십 학점제’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대학 전공과 관련된 인턴활동을 하면 활동 성과에 따라 성적을 매기는 것. 민사고 학생들은 매년 6∼7월 여름학기가 오면 정부기관, 대학연구실, 건축 사무실 등에서 68시간 이상 일해 학점을 딴다.

외대부속외고는 전교생이 ‘1인 1악기, 1스포츠’ 원칙을 지키고 있다. 미국 대학이 예체능 활동을 중시하는 데 착안해 방과 후 수업을 무료로 진행한다. 악기는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스포츠는 골프 라크로스 축구 농구 등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다.

○ 학부모가 ‘매니저’로 나서라

누구나 민사고나 외대부속외고생과 같은 환경에서 유학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외국 명문대 진학을 꿈꾸는 일반계 고교생은 이들 학교의 교과외 활동 노하우를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이 경우 학부모가 ‘교과외 활동 매니저’가 되는 수밖에 없다. 인터넷이나 연줄을 통해 자녀가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 해외체험 활동, 국제대회, 인턴십을 찾아낸 뒤 자녀와 상의해 교과외 활동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가능하면 온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게 좋다.

오삼천 외대부속외고 입학관리부장은 “1학년 때 봉사활동 해외체험활동 등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고, 2학년 때 대학 전공 분야와 관련된 인턴십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올해 외대부속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학과에 합격한 임수현 씨는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경우다. 임 씨는 ‘해비타트(Habitat·사랑의 집짓기 운동)’, 네팔 봉사활동, 국가청소년위원회 주관 베트남 봉사활동 등에 참여했다. 여름방학 때마다 서울대 건축사무소에서 인턴십을 하며 실무를 배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었다.

꾸준히 쌓은 교과외 활동 경력은 미국 대학에 지원할 때 에세이와 교과외 활동 이력란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고등학교 성적(GPA),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ACT), 토플(TOEFL)이 객관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교과외 활동과 관련된 에세이나 교과외 활동 경력은 주관적 요소인 자질이나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요소이다.

건성으로 쌓은 경험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나병률 민사고 부교장은 “미국 대학은 어떤 경험을 했는가보다는 얼마나 열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그 활동에 참여했는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귀뜀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