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봄 캠퍼스 ‘情’ 넘실넘실

  • 입력 2008년 3월 19일 07시 10분


봄이 온 대학 캠퍼스에 ‘정(情)’이 넘친다. 지역의 상당수 대학 학생들이 외국인 유학생이나 선후배들과 좋은 인연을 맺으며 공부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찌우고 있다.

대구대 학생 100명은 18일 외국인 유학생 100명과 ‘버디’가 됐다. 버디(buddy)는 ‘가까운 친구’라는 뜻으로, 한국어로는 ‘여보게’ ‘자네’와 같은 인정스러운 어감을 담고 있다.

100쌍의 학생은 이날 오후 열린 버디 결연식에서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좋은 우정을 나눌 것을 다짐했다. 한국 학생들은 앞으로 10시간가량의 전문상담 교육도 받는다.

이 대학 학생생활상담센터 금명자(심리학과 교수) 소장은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교류, 상담능력 향상, 우정을 통한 봉사활동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꾸준히 실천하면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소중한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남대 신소재공학부 4학년 조진욱(25) 씨에게는 이달부터 독일인 유학생 친구가 생겼다. 대학 측이 마련한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교환학생 아냐 부스만(22) 씨와 벗이 된 것.

영남대는 최근 버디 79쌍을 선발했다. 지원자가 많아 활동계획을 심사하고 면접까지 했다.

미국 뉴욕주립대에 다니다 교환학생으로 온 스테이시 펠리그린(22·여) 씨는 “한국이 무척 낯설지만 한국인 버디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한국인 친구와 좋은 우정을 나누면서 한국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버디 프로그램을 마련한 영남대 이동주 국제교류원장은 “외국에 나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과 인간관계를 넓히는 것도 세계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후배가 머리를 맞대고 공부와 진로를 의논하는 ‘튜터링’도 활발하다.

성적이 우수한 선배가 후배들에게 전공 공부를 지도하는 튜터링은 14세기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서 비롯돼 널리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대는 2003년부터 튜터링을 도입해 현재 정착 단계다. 과목별로 성적이 우수한 학부 3, 4학년생으로 구성된 개인지도교사(튜터)가 후배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방식이다.

경북대는 25일까지 지도교사와 후배 학생(튜티)을 선발할 계획이다. 튜터로 선발되면 한 학기에 40만 원의 장학금을 받고, 해외 봉사활동에도 우선적으로 기회를 부여받는다.

계명대는 지난해부터 ‘계명 튜터링’과 ‘학습 서포터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번 학기에는 200명의 튜터와 튜티가 공부를 함께하면서 선후배의 정도 나눈다.

대구가톨릭대는 최근 ‘CU-튜터링’ 프로그램을 처음 마련했다. 선후배 20개 팀 60명이 의형제를 맺어 구성한 튜터링 팀은 이번 학기에 25시간 이상 학습과 취업 등에 관한 활동을 하게 된다.

동양대는 최근 중국인 유학생(390명)의 캠퍼스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전문상담실을 마련했으며, 현재 100여 명이 한국 학생과 형제자매 결연을 해 우정어린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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