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젠 명품 신도시다]<4·끝>한국 신도시 어떻게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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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이하 복합도시 세계적 추세”

“수도권에서 사람과 기업을 내몰기보다 수도를 거점으로 주변 중소형 도시를 연계해 개발해야 합니다.”(일본 국토교통성 대도심권계획과 쓰노다 요스케 과장)

“10만 명 미만의 중소형 복합 신도시를 짓는 게 세계적 추세입니다.”(독일 베를린 공대 도시계획과 엘케 팔베버 교수)

세계의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최근 새로운 신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개발한 신도시 중 상당수가 실패했고 인구·경제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로운 신도시 모델로 ‘대도시 중심의 주변 연계, 복합 기능, 중소 규모’ 등을 꼽았다. 기업도시, 수도권 2기 신도시 등 37개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한국이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 “서울 등 대도시와 교통 연계 좋아야”

본보는 지방행정발전연구원과 함께 11월 경기지역 31개 시군 주민 1000명을 상대로 ‘신도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7.4%는 고양시 일산,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 5개 신도시가 성공적이라고 답했다. 성공적인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28.4%는 ‘서울과의 편리한 교통 연계’를 꼽았다. 신도시에 입주할 때 선택 기준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26.3%가 ‘서울과의 교통 여건’을 들었다.

이런 응답은 일본의 신도시 정책 실패가 주는 교훈과 맞닿아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쓰노다 과장은 “도쿄 등 대도시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 개발한 신도시는 대부분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쿄 도심에서 20분 남짓 걸리는 오다이바 신도시가 최근 일본의 신도시 정책을 보여 준다”고 소개했다.

세계적인 기업도시로 성장한 핀란드 오울루는 대도시 중심 개발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오울루 시 도시계획부 마타 카르훌라 부장은 “대도시와 바로 인접한 곳을 개발해 ‘대도시권역’을 만드는 게 핀란드의 새로운 신도시 정책”이라며 “수도인 헬싱키의 발전도 이런 방식으로 추진된다”고 소개했다.

○ ‘중소형 복합도시’가 글로벌 트렌드

독일 베를린 포츠다머플라츠 신도시 개발에 참여했던 베를린 공대 팔베버(도시계획학) 교수는 “21세기 들어 중국을 제외하고는 인구 10만 명 이하인 중소형 신도시 개발이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인구 50만 명을 웃도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은 주거, 교통 등에서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 대도시와 인접한 곳에서 신도시 개발이 활발한 점도 신도시 규모를 줄여야 할 이유다.

그는 또 “주거 업무 문화 등의 기능을 고루 갖춘 복합도시를 조성해야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본보와 지방행정발전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가 바람직한 신도시 모델로 ‘복합도시’를 꼽았다. ‘주거 중심 도시’라고 응답한 사람은 10.4%에 그쳤다.

베를린 시 도시개발국 게르하르트 슈타니에로프스키 부국장은 “포츠다머플라츠 신도시 개발 당시 해당 지역에 주거 수요가 많았지만 시 정부는 복합개발로 결론을 냈다”며 “이는 신도시가 24시간 살아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포츠다머플라츠 도시 공간은 업무 50%, 상업 20%, 주거 20%, 문화 10%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 “쾌적한 환경이 신도시 선택 기준”

경기도에 따르면 수도권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에 비해 녹지 공간이 크게 늘어난다.

분당과 일산의 녹지비율은 19.7%와 22.5%. 2기 신도시인 판교와 광교는 녹지비율이 30.1%와 41.4%여서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을 갖추게 된다.

도시 전체에서 주택건설 용지의 비율은 1기 신도시보다 2기 신도시가 훨씬 낮다. 신도시가 주거 중심의 아파트촌에서 쾌적하고 편의시설이 많은 곳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4.8%가 바람직한 신도시로 ‘자연환경이 좋은 전원도시’를 선택했다.

한편 선진국의 신도시 전문가들은 “지방정부 주도로 민간이 참여해 건설하는 신도시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도쿄대 오카다 준이치로(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면 지역 여건에 맞은 신도시를 개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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