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1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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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논제

글 (가), (나)에 나타나는 공통점을 설명하고, 오늘날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개인적 차원 또는 사회적 차원 중에서 한쪽의 관점을 선택해 각자의 견해를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지난주 제시문은 easynonsul.com에 있습니다.

■ 학생글

선예은·인천 진산중학교 1학년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더 많은 소비와 축적된 부를 미덕으로 여기고 그 과정에서 무한경쟁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고 한다. 풍족함에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반면에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욕심 없이 청빈한 삶을 사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는 평균소득을 가진 사람보다 아주 조금 더 행복할 뿐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지구상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가장 만족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프리카처럼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면서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기에 급급한 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통계도 있다. 개인의 경제력과 삶에서 느끼는 만족감 사이에는 아주 작은 상관관계밖에 없다는 뜻이다.

소비하기 위해 일하고 좀 더 높은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하는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되면서 사람들은 조금 더 단순하게 그리고 천천히 진정한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욕구도 늘어났다. 자연에서의 삶, 생명의 신비를 느끼고 존귀함을 배우는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소유의 집착에서 벗어나면 개인들은 작은 일에도 만족하고 감사하며 더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김아름송이·경기 의정부시 민락중학교 1학년

제시문 (가)에서는 소비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자원과 같이 아끼고 절약하면서 더불어서 살아가야 한다고 했고, 제시문 (나)에서는 소비는 사회와 관련이 있으므로 개인적인 기능이 아니라 집단적인 기능이라고 하였다. (가)와 (나)의 공통점은 소비가 집단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나친 소비가 일어나는 것은 자신이 어떤 것에 대한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 제시문(가)에서 말했듯이 “인간의 욕망은 바닷물과 같다”는 것처럼 우리는 욕망이 채워질수록 더 많은 욕망이 생기는 것이다. 소비도 같다. 우리가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나를 사면 다른 것을 또 사고 싶어지는 것이 바로 소비이다. 이러한 소비가 일어나는 것은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있다. 소비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것이어서 사회적인 분위기가 더 많은 소비를 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서는 지나친 경쟁 심리로 인해서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것 같다. 사람들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은 자신도 사고 싶어 하는 경쟁 심리가 있다. 또, 소비를 통해서 자신의 인격이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물자를 아끼는 마음이 없어서 사회적인 소비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제 접근 땐 먼저 나만의 입장 분명히 정해야

■ 총평

오늘날 우리는 물적 재화와 서비스가 넘쳐 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소비의 사회’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의 사회는 우리 인간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산하도록 강요한다. 즉, 소비를 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물질의 필요성을 깨닫고 그것을 얻기 위해 생산을 한다. 이런 인간의 행위를 ‘경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논제는 ‘소비’의 정확한 개념을 알고, 경제 활동에서 소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묻는 문제다. 지금껏 우리는 경제 활동에서 ‘생산=발전(성장)’이라는 등식을 진리인 양 믿고 따랐다. 그러나 경제 활동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공급과 수요의 순환 원리’를 따져 본다면, 소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생산과 소비의 원만한 순환이 이뤄져야 개인과 국가의 경제가 살아난다. 소비 행위는 인류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요소인 것이다. 이번 논제에는 이런 접근 원리가 담겨 있다.

물적 풍요가 어느 정도 이뤄진 시대에는 ‘무분별한 생산이 곧 성장 발전’이라는 생각에서 탈피해 제대로 된 소비를 해야 한다. 그러자면 소비의 원리를 정확히 알고, 더 큰 경제발전을 위해 이에 맞는 생산의 축을 완성해야 한다. ‘소비 증대=생산 증대’라는 일차원적인 등식을 적용하는 대신 개인의 욕구가 범사회적인 욕구로 확대될 수 있도록 올바른 자세를 탐구해야 하는 것이다.

소비는 경제구조에 따른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과 소비는 개인의 무한한 욕망이기에 절제와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는 인식. 이 두 가지 시각에서 어떤 의견을 제시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이번 논제의 핵심이다.

많은 학생이 소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제 구조 내에서 소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였다. 어떤 해결점을 찾는 논제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제시문의 해석이 쉽지 않은 만큼 글쓰기가 어려웠을 텐데,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도출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논제에 접근할 때, 한쪽의 입장을 분명히 정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논술문을 쓰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자신의 주장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다. 그런데 논자의 주장이 무엇인지 모호하다면 어느 누구도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선예은 학생의 글은 다양한 예를 통해 인간은 소유의 집착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용 전개 방식에서 논리적인 접근이 좋았다. ‘미국의 억만장자’,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 후, 이들의 공통점을 일반화하여 주장을 전달하는 귀납적 전개가 돋보였다.

그러나 두 제시문의 공통분모인 ‘소비’에 대한 설명이나 생각이 분명하지 않아서 의미 전달이 모호해졌다. 이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제시되었으면 한다. 특히 마지막 문장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소유의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소비가 인간의 삶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으며, 인간의 욕망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어떻게 소비의 변화를 꾀할 것인지 제시했으면 한다. 이렇듯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적절하고 유기적인지 항상 고려해야 한다.

김아름송이 학생의 글은 논제 분석 및 제시문의 이해도가 매우 높았다. 소비에 대한 논자의 견해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제시문에 드러난 현상에 대한 분석이 매우 정확했다. 덕분에 사회 현상의 원인을 쉽게 분석해낼 수 있었고, 나아가 문제 해결의 방향을 잡는데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현상-원인-해결’의 구도를 유지함으로써 논자의 주장을 일관되고 명확하게 전개할 수 있는 기틀도 잘 마련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마지막 두 문장의 내용이 앞서 말한 내용의 일관성을 흐트러뜨렸다는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경쟁 심리→인격→물자를 아끼지 않는 마음’이라는 구도가 내용상 유기적이지 못하다. 이 부분은 다시 고쳐 써 보며 어떻게 써야 할지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한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

글 (가), (나)를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을 설명하고, 모순을 해결할 방안을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제시문

(가) 생산수단이 자본가에 의하여 소유되고, 생산이 이윤을 얻기 위하여 자본가 서로간의 경쟁에 의해 이루어지는 한, 자본가는 끊임없이 자본을 투자하여 생산성이 높은 기계를 사들이고 생산을 늘려 나가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몰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산이 늘어 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데 비해서 이것을 사서 쓰는 소비자는 어떠할까요? 소비자는 바로 노동자입니다. 하지만 노동자는 점점 빈곤해지기 때문에 이 많은 상품을 다 소화해 낼 수가 없습니다. (중략)

여기서 자본주의적 생산이 갖는 특징을 생각해 봅시다. 첫째, 자본주의적 생산은 계획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생산의 무정부성’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겠지만 사회의 입장에서 볼 때는 결국 계획 없이 이윤을 목적으로 대량 생산한 다음에 시장에서 많고 적음이 정해지므로 많은 자연 자원이 낭비됩니다.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이 갖는 두 번째 특징은 생산과 소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본주의적 생산은 국민들이 생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물자가 필요한가를 생각하고 거기에 맞추는 생산, 즉 ‘소비를 위한 생산’이 아니라 보다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면서 이루어지는 생산, 즉 ‘이윤을 위한 생산’입니다. 그리하여 한쪽에서는 굶주리고 헐벗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귀한 생산물이 바다에 버려집니다. 이처럼 자본주의적 생산에 있어서는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가 일어납니다.

[조성오, ‘인간의 역사’]

(나)

산업혁명은 인류의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에 따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농업 사회에서 벗어나 산업 사회로 바뀌었다. 또한, 공장제 기계 공업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자 사람들의 생활은 풍부해지고 편리해졌다. 이로 인하여 산업 자본가가 성장하여 자본주의가 확립되었으며, 점차 근대적인 시민 정신이 확산되어 갔다.

산업 혁명으로 산업 자본가가 성장하였으나 노동자라는 새로운 계급이 나타났다. 그리고 산업 사회가 발달하면서 빈부의 차이,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 실업 문제, 임금 문제, 도시 환경 문제 등과 같은 사회 문제가 발생하였다.

한편,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지식인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자본이 소수의 손에 독점되고, 다수의 노동자들은 빈곤한 상태로 남을 것으로 보았다. 그리하여 경쟁보다 협동 정신에 바탕을 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사회주의 사상을 주장하였다.

[중 2 사회 61쪽]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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