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대입논술 실전 특강]2008 고려대 수시 논술 해설

  • 입력 2007년 1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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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시논술의 주제는 현대사회의 개인이 직업상의 이유나 처세의 목적으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억누르거나 감춘 채 조작된 자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인간소외’ 현상에 관한 것입니다.》

(문제 전문은 고려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 1]

제시문 (1)을 요약하는 문제입니다. 제시문 (1)은 유통 시장의 발달로 노동과 기술뿐 아니라 인성을 사고파는 인성 시장이 생겨났다는 언뜻 보면 충격적인 주장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명을 듣고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흔히 영어로 ‘퍼스낼리티(personality)’라 부르기도 하는 ‘인성(人性)’은 개인의 성격, 태도, 가치관 등을 포괄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백화점의 판매원처럼 수많은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산업에 종사자의 경우, 자신의 본래 인성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품성과 태도로 일을 해야 합니다. 인성이 상품 판매를 위한 도구가 된 것이지요.

제시문 (1)에 따르면 이와 같은 인성 조작이 서비스 산업의 종사원뿐 아니라 보통의 인간관계에서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매력이 넘치는 사람으로 인정받아서 처세를 잘하기 위해서지요. 제시문 (1)은 이 같은 인성 조작과 그로 인한 인간소외 현상의 근본 원인은 개인의 삶과 대인관계에 깊숙이 침투한 ‘화폐중심의 거래관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시장 논리가 주범이라는 것이지요. 답안은 현대사회에서 인성 시장이 생겨난 원인과 인성 조작의 구체적인 모습, 그것이 보통의 인간관계로 확산되는 현상과 인성 조작의 근본 원인인 화폐 중심의 거래관계를 서술해 주면 됩니다.

[문제 2]

제시문 (2)의 논지를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3)의 시(詩)를 해설하는 문제입니다. 제시문 (2)는 감정노동에 대한 것으로, 자신의 본래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직업과 그 역할이 원하는 감정을 가지고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얘기입니다. 간호사와 같은 감정노동 종사자들은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짜증이 날 만한 상황에서도 짜증을 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짜증이 나는데 표정만 괜찮은 척 해서는 금방 탄로가 납니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도 짜증이 아닌 다른 감정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진정한 자기감정으로부터 유리되는 현상이 발생하겠지요. 이처럼 다른 사람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자아와 어긋난 감정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는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제시문 (3)의 시(詩)에는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의자에 단단히 붙박여 하루 종일 장부의 숫자만 다루는 평범한 사무원의 일상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30년 동안 매일 그렇게 살아왔으며 아직도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행운으로 여기는 사무원은 혹시나 구조조정 때문에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지 걱정하지만, 시(詩)는 이 상태를 분명히 ‘고행(苦行)’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고, 즐거운 것이 아니라 괴로운 일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고행의 목적은 통장에 들어오자마자 생활비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적은 금액의 수입입니다. 그 적은 금액의 수입을 받는 대가로 사무원은 자아를 송두리째 뺏기는 것입니다. 전화기 버튼 대신에 계산기를 누르고, 지하철 개찰구에 승차권 대신 열쇠를 밀어 넣는 행동은 사무원이 더는 주체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직업이 요구하는 대로 습관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임을 보여 줍니다. 매일 상사에게 굽실굽실 108배를 올리지만 이 또한 그가 진정 원해서 하는 행동은 아닙니다. 환자의 짜증에 대해서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직업이 요구하는 감정으로 행동해야 했던 제시문 (2)의 간호사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제시문 (3)의 상황은 제시문 (2)의 상황보다 더 심각해 보입니다. 제시문 (2)의 간호사는 환자를 대할 때가 아니면 자신의 감정으로 되돌아올 수 있지만 제시문 (3)의 ‘그’는 하루 중 어느 순간도 자신의 사고와 감정으로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시문 (2)의 간호사는 감정노동으로 고통을 받지만 환자를 위해 봉사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반면, 제시문 (3)의 사무원은 자신의 일에서 어떤 보람과 자부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제시문 (2)와 (3)은 공통점뿐 아니라 미세한 차이점도 갖고 있으므로 이 두 가지 차원에서 서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3]

통계자료를 해석하는 문제로 두 개의 소문제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째 문제는 <표>에 나타난 보건 및 사회복지 사업 종사자 수 추이를 한국사회의 변화와 관련해 설명하는 것입니다. <표>에서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3차산업 중심으로 고도화되어 가는 경향을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1990년을 분기점으로 1, 2차산업 종사자는 감소한 반면, 3차산업 종사자는 계속 증가하여 2005년에는 1차산업의 9배, 2차산업의 4배 가까이나 됩니다. 보건 및 사회복지 사업 종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3차산업 전체 종사자보다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1995년에는 이 부문의 종사자가 3차산업 전체 종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였는데 2006년에는 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하는 한 보건 및 사회복지 종사자 수요는 더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제시문을 참고해서 이들 종사자의 사회적 삶에 관해 논하는 것입니다. 이 분야의 일은 대개 몸이 아픈 사람들처럼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치매노인들처럼 지적 능력에 결함을 가진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통의 인간관계에서는 벌어지지 않는 사건을 자주 겪어야 합니다. 이때 참기 힘든 분노나 짜증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 일의 종사자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상대방이 요구하는 감정대로 행동해야 합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일반적인 3차산업 종사자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의 스트레스를 경감해 줄 대책이 필요합니다.

심형보 스카이에듀 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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