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우리 농촌은 아직도 낫으로 벼베기?

  • 입력 2007년 11월 1일 07시 12분


코멘트
대구와 경북의 농협 지역본부는 해마다 이맘때면 ‘어린이 수확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촌과 농업의 미래를 위해 도시에 사는 어린이들에게 농촌의 현실을 느끼도록 해 준다는 취지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구의 경우 논밭이 많은 동구를 중심으로, 경북은 시군별로 인근 초등학생들을 불러 가을걷이 체험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체험행사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는 낫으로 벼를 베고 탈곡기로 이삭을 떨어 내는 것이다.

재래식 탈곡기는 발로 밟거나 전기를 이용해 돌리는 원통 모양의 농기구다. 원통에 삼각형 철사가 많이 박혀 있어 벼를 살짝 얹으면 이삭이 떨어지도록 돼 있다.

이런 탈곡기가 농촌 들녘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첩첩산중이면 모를까 요즘은 대부분 벼 베기와 탈곡이 동시에 이뤄지는 콤바인을 사용한다.

수확 체험행사에 참가했던 대구의 한 초등학생은 요즘 농촌에 진짜 이런 농기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 어린이는 “처음 보는 것이라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농업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재래식 농기구를 가져와 실제로 탈곡을 하면서 어린이들이 과연 농촌의 현실을 걱정하고 농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까.

농협은 ‘재미’를 위해 이 같은 행사를 할 수 있지만 정작 참가하는 어린이들은 농촌의 ‘가짜 현실’에 신기해할 수도 있다.

지금 농민들은 시장 개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농업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농협은 농촌과 농업을 위해 설립된 대표적인 금융기관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어린이들이 농촌과 농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