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능형 車부품업 ‘효자 산업’ 만들자

  • 입력 2007년 6월 19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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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대구 경제를 이끌 성장동력은?’다음 달이면 민선 4기 대구시정을 책임진 ‘김범일호’가 출범 1년을 맞는다.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대구 경제를 걱정하는 기업인과 경제전문가 등은 민선 4기 임기 내에 새로운 주력 업종을 발굴해 육성해야 ‘대구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대도시들이 경쟁력 있는 주력 산업을 갖추거나 비전을 마련한 반면 대구는 섬유업을 대체할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이대로 가면 10∼20년 후엔 대도시로서의 위상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 경제의 현주소를 짚어 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대구는 지역 생산능력을 나타내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993년 이후 13년째 전국 16개 시도 중 꼴찌다. 지난해 대구의 청년실업률은 9.4%(전국 평균 7.9%)로 전국에서 광주 다음으로 높을 정도로 취업률도 낮다.

지역 20, 30대가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등져 인구도 해마다 2만 명가량 줄고 있다. 2006년 말 현재 대구 인구는 251만여 명.

하지만 10년 후 인구는 현재보다 18만 명가량 줄어든 233만여 명으로 예상된다.

▽대구 경제, 잃어버린 10년?=1991년 대구 섬유업은 전체 제조업 생산액 중 44.6%를 차지할 정도로 간판산업이었다. 하지만 섬유업체의 다른 지역 이전과 경쟁력 저하 등으로 침체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2005년 말 현재 지역 섬유업계의 생산액은 전체 제조업 생산액의 15.9%로 줄었다. 2005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대구에 본사를 둔 기업은 19개(전국 7대 도시 중 5위)지만 이 가운데 섬유업체는 1곳도 없을 정도다. 2005년 말 현재 업체 수를 기준으로 지역 제조업의 48.5%를 차지하는 자동차부품 및 기계금속산업이 섬유산업의 빈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대구의 앞날을 이끌어 갈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대구시는 성장동력 산업을 찾기 위해 1990년대 초반 자동차산업 육성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어 1995년 민선 1기 대구시정을 맡은 문희갑 시장은 위천국가공단 조성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낙동강 하류 주민들의 반대에 밀려 무산됐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대구시는 1999년부터 섬유산업 발전방안인 ‘밀라노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섬유산업 인프라 구축 등을 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민선 1기 출범 이후 성장동력 산업 발굴 및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도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은=대구의 미래 주력 업종으로는 ‘메카트로닉스(전자기계)의 꽃’으로 불리는 지능형 자동차부품 제조업이 꼽힌다.

지능형 자동차부품은 기계, 전자,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차량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자동 구동 및 제어 기능 등을 수행한다.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는 2004년 말 현재 729개로 종업원 수는 2만6148명, 매출액은 4조432억 원으로 1999년에 비해 부품업체 수는 7.9%, 종업원 수는 18.6%, 매출액은 90.5%가 늘었다.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말 현재 24.1%로 1999년에 비해 배가량 높아졌다.

지역에는 연간 매출액이 300억 원이 넘는 기업이 현재 24개에 이르는 등 자동차부품업체 생산액이 매년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는 기존 부품 생산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최첨단 지능형 부품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 46개 자동차부품업체는 올해 하반기 중 대구시와 함께 10억여 원의 기금을 출자하고 재단법인을 설립해 지능형 자동차부품산업 육성에 본격 나설 예정. 이 재단에는 경북지역 업체들도 참여해 모두 100여 회원 업체로 운영된다.

국내 지능형 자동차부품 시장 규모는 2010년 30조 원, 2015년 100조 원 등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대구시는 최근 지능형 자동차부품 도시 선포식을 개최한 데 이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추진할 3단계 지역산업발전사업 추진 세부사업 계획을 6월 말까지 마련해 지능형 자동차부품산업 육성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대구시 홍석준 메카트로닉스 팀장은 “대구는 대학 자동차공학부와 기계·전자공학부 등 인력 공급 기반이 탄탄하고 105개 기업 부설연구소 인력도 4800여 명에 이르는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지능형 자동차부품산업의 메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문가 의견=이선봉 계명대 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대구의 지능형 자동차부품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10년 뒤 연간 생산유발효과 4조 원, 고용유발효과가 6600여 명으로 추산되는 등 지역의 대표적인 효자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자동차부품업체와 기술연구소 등이 모여 있는 대구 성서산업단지를 지능형 자동차부품 혁신클러스터로 지정해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대구 근교에 지능형 자동차부품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주행시험장도 반드시 건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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