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첫 정부기념식 열려… 도심 행사도 잇따라

  • 입력 2007년 6월 10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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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시내와 전국 곳곳에서 1987년 6월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됐던 당시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열렸다.

▽"국민 삶 높이는 민주주의 이루자"=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1987년 6월 항쟁 20주년 계승 민간조직위원회' 소속 5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6월 항쟁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 자리에는 진보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뿐 아니라 1987년 당시 학생, 주부, 회사원 등의 신분으로 6월 항쟁에 직접 참여했던 시민들이 참석해 그 날을 회고했다.

이들은 "6월 항쟁을 계기로 군부정권이 무너지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 등 민주세력이라 믿었던 정부가 들어섰지만 대다수 국민의 삶은 여전히 크게 나아진 것 없이 고달프다"며 "6월 항쟁을 이뤄낸 민주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해 온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민주주의를 완성하자"고 다짐했다.

행사에서 '범국민 대행진'을 선포한 고 박종철 씨의 아버지 박정기 씨와 고 이한열 씨의 어머니 배은심 씨는 "6월 항쟁이 있었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의 시청 앞 광장은 상전벽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많이 변했다"며 "그러나 민주주의를 바라는 우리들의 뜻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민주화행진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1987년 항쟁 때처럼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당시의 모습을 담은 대형 사진을 들고 2개 차로를 따라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부터 남대문을 거쳐 명동성당까지 이동하며 6월 항쟁의 의의와 과제 등을 담은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전국에서 재현된 그날의 함성=부산, 광주, 대전, 경남 마산 진주 등 지방 곳곳에서도 6월 항쟁을 기념하는 시민 행사들이 열렸다.

'6월 항쟁 20주년 광주전남행사위원회'는 9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특설무대에서 시민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동한마당 행사를 열고 그날의 함성을 재현했다.

또 전국적으로 진행된 '대한민국 하나로 잇기' 행사도 펼쳐져 전북 남원을 출발한 종주단이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조선대~옛 전남도청을 차량, 자전거, 도보로 이동하며 그날의 뜻을 되새겼다.

10일 오후 부산지역 일대에서 '6월 민주항쟁 20년 부산사업추진위원회'가 주최한 '민주랑 평화랑' 행사에는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가두 행렬에는 6월 항쟁을 상징하는‘넥타이 부대’가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며 뒤따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주제로 한 부산농민회의 퍼포먼스와 효순 미선양 사망 5주기를 추모하는 대형 촛불행진도 이어졌다.

경남 마산에서는 9일 오후 경남대에서 시민 1000여 명이 대형 태극기와 풍물패를 앞세우고 6월 항쟁 당시 시위가 벌어졌던 마산시청~마산종합운동장까지 7km 구간을 행진하는 '평화 희망 나라사랑 걷기 대행진' 행사가 열렸다.

경남도청에서는 10일 지역민과 학생, 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월 민주항쟁 기념식이 열려 20년 전 6월 항쟁의 정신을 기렸으며, 이날 오후 진주시 진주역 광장에서는 시민과 학생 등 1000여 명이 진주 시내 3.5km를 행진했다.

대전에서는 9일 시민들이 모여 당시 시위대가 행진했던 대전역~동방마트~으능정이~은행동 4가~서대전시민공원을 다시 걸어보며 항쟁의 의미를 되새겼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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