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학교 시험도 통합논술형으로 바뀐다

  • 입력 2007년 6월 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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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논술 공부와 내신 성적은 별개가 아니다. 논술에 익숙해야 학교 시험도 잘 볼 수 있다.

특히 서술형 평가를 도입한 서울 부산 지역 등의 중고교에서는 더욱 그렇다. 서울의 경우 시교육청이 각급 학교에 서술형 문제를 50% 이상 출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대부분의 학교가 중간 및 기말고사에 ‘통합교과형 논술’에 가까운 문제를 내고 있다.

실제로 최강학원이 최근 중간고사를 치른 서울 강남지역 일부 고교의 사회 관련 과목 시험문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의 논술 모의고사 문제와 상당한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서술형 평가 문항을 잘 개발하고, 학생들이 이에 대비하는 학습 태도를 갖추면 학원 등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통합교과형 논술대비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도 학교 시험에 서술형 및 논술형 평가를 포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고교 중간고사 문제, 대학 모의논술과 비슷한 유형 늘어나

○ 서술형 평가가 논술이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은 2008학년도 입시를 앞두고 논술 모의고사를 통해 문항당 200∼600자의 단문형 논술을 요구했다. 제시문과 논제 하나를 주고 2000자 안팎의 장문을 쓰도록 요구하는 방식에서 하나의 제시문에 여러 논제를 주는 ‘세트형’으로 바뀐 것이다. 이들 논제는 ‘내용 요약형’, ‘개념 설명형’, ‘반론 제시형’, ‘의견 제시형’, ‘내용 비교형’ 등으로 학교에서 치르는 서술형 평가 문제와 비슷하다. 서론-본론-결론의 기존 논술 형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교과 내용을 통합하면서 비판적, 창의적으로 사고할 것을 요구하는 시험이다. 교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답안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존의 논술시험과 차별성을 갖는다.

○ 서술형 평가의 ‘진화’

서술형 평가 도입 초기에는 대부분 학교가 채점의 어려움을 이유로 단답형 문제를 출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1학기 중간고사 문제를 보면 예년의 서술형 평가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대 등 각 대학이 내놓은 통합교과형 논술 예시문항이나 모의고사 문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인문계 5번 문항을 보자. 3개의 제시문을 주고 ①세 제시문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를 요약(내용 요약형) ②각 제시문의 핵심 주장에 대한 반론 제시(반론 제시형) ③제시문을 토대로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구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기술(의견 제시형) 등을 요구했다.

서울 청담고 1학년 중간고사 도덕 시험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관여했던 나치 관료의 변명을 제시문으로 주고, 두 개의 문제를 냈다.

첫째 문제는 나치 관료의 변명 내용을 요약하라는 것(내용 요약형)이고, 둘째는 나치 관료의 변명을 사회적 도덕 문제와 연결시킨 뒤 이에 대한 미국의 문명 비평가인 니부어의 사상을 쓰라는 것(개념 설명형)이다.

서울 경기고 1학년 일반사회 문제도 통합교과형 논술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선거권과 관련된 내용과 19세기 영국 노동운동 당시 연설문을 각각 (가) (나) 제시문으로 주고 (나) 글을 참고로 (가) 글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 서술하도록 했다.

기상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제시한 뒤 ①높새바람의 성질을 기온과 습도와 관련지어 설명 하고 ②높새바람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서술하라(서울 영동고 지리 문제)는 문제도 있었다.

최강학원 최강 원장은 “교과 내용 가운데 서술형 문제로 출제될 만한 주제를 찾아내 관련 학습자료를 깊이 공부하는 것으로 내신시험은 물론 통합교과형 논술에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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