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기지 9개 반환… 환경문제 논란

  • 입력 2007년 6월 1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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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캠프 그레이 등 주한미군 9개 기지 781만4000여 평이 정부에 반환됐다.

정부는 1일 "주한미군 9개 기지에 대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른 반환절차를 지난 달 31일자로 종료했다"고 밝혔다.

9개 기지는 춘천의 캠프 페이지, 의정부의 폴링워터와 시어즈, 캠프 카일, 에셰욘, 파주의 에드워드와 캠프 게리오웬, 서울의 캠프 그레이, 매향리 사격장 등이다.

이 중 그레이, 카일, 게리오웬, 매향리 사격장은 관리권이 한국으로 이양됐으나 환경오염 치유 여부가 최종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 기지의 총면적은 781만4000여 평이지만 바다를 포함한 매향리 사격장 면적이 661만1000여 평이어서 실질반환 면적은 115만3000여 평이다.

국방부는 "조속한 시일 내로 이들 기지에 대한 측량과 환경오염 치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매각하는 절차 마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 뒤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 활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으로 국회의원과 해당 지자체에 반환된 기지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9개 기지에 대한 반환절차를 종료하면서 미국측의 오염치유 여부를 최종 확인하지 못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SOFA 환경분과위원회에서 미국측과 수 차례 협의를 해왔지만 환경오염 치유 부분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미국측은 바이오슬러핑 작업을 통해 오염을 치유했다고 설명했지만 우리 정부의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환된 기지를 처분하기 전에 주한미군기지 특별회계자금으로 오염을 치유할 것"이라며 "오염 치유 비용은 현 단계에서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측은 '바이오슬러핑(Bioslurping)'과 '바이오벤팅(Bioventing)'기법을 사용해 오염을 치유했지만 토질 및 지하수 오염은 깨끗이 치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슬러핑은 오염된 지하수와 부유 물질, 탄화수소 증기 등의 오염원을 원위치에서 복원하는 것이며 바이오벤팅은 불포화지역에서 자생미생물을 이용해 토양에 흡착된 유기물을 생분해시켜 복원하는 기법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반환된 기지의 오염을 치유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수백 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5월 환경부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에 설명한 자료에 의하면 9개 기지의 환경오염을 과수원 및 전답 수준으로 치유하는데 788억5000만 원 가량이 소요된다. 공장부지 정도로 치유하는데 186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정부는 9개 기지의 오염 수치를 확인하고도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 의하면 이들 기지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도는 환경기준치를 훨씬 초과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기지 오염수치가 나와 있으나 어느 수준까지 공개해야 할지 관련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환될 미군기지 총 60여개 가운데 이날 반환된 9개 기지를 포함해 23개 기지가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왔으며 정부는 내년 6월까지 기지 관리계획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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