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실 쓰긴하지만…" 교수들 절반이 대학생 은어 '깜깜'

  • 입력 2007년 4월 17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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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L(좌절), 므흣(기분 좋은), 조낸(매우), 지대(제대로), 원츄(원하다), 훈남(훈훈한 느낌의 좋은 남자), 잠수타다(잠적하다), 얼짱(얼굴이 예쁜 사람), 쌩얼(맨 얼굴), 백조(백수여자), 밥터디(밥 먹으며 하는 스터디), 무플(댓글이 없음), 완소(완전 소중한), 불펌(허락없이 게시물을 퍼감), 오나전(완전), 지름신(충동구매를 부추기는 신)…'

대학생들이 인터넷, 휴대전화 등에서 즐겨 쓰는 이러한 은어(隱語)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대학 교수는 얼마나 될까.

17일 교수신문이 창간 15주년 특집으로 대학생들이 자주 쓰는 은어 16개를 뽑아 전국의 교수 표본집단 101명을 대상으로 '교수-학생 소통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단어의 뜻을 '모른다'는 비율이 50.4%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16개 단어를 보여주고 뜻을 아는 단어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101명의 교수가 16개 단어를 모두 아는 경우(101x16=1616)를 100%로 해 비율을 계산했다.

16개 단어 외에 'KIN'(즐·짜증나니 꺼져라), '간지'(느낌이 온다. 일본어에서 유래), '안습'(눈물 난다. '안구에 습기 차다'의 줄임말) 등 3개 단어의 뜻을 주관식으로 적게 한 문항에서는 전체 교수 101명 중 각각 4명, 3명, 35명만이 비슷한 뜻을 적었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안습'에 대해 '안전 예습'(남의 것 베끼기), '학습을 안함'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기도 했으며 'KIN'에 대해서는 '즐거움' 등 대체로 좋은 의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간지'에 대해서는 '사이에 낀 종이' 등의 답이 주를 이뤘고 몇몇 교수는 '간단한 지식'이라고 답했다고 교수신문은 소개했다.

이처럼 교수들이 학생들이 쓰는 은어의 뜻을 잘 모르듯이 사제 간의 대화도 매우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신입생을 제외한 학부생 3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강의시간 외에 교수와 대화를 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학생이 전체의 48.7%나 됐다.

'교수와 학생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는 이유'로는 전체의 47%가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많아서'라고 답했으며 '교수가 권위적이어서'(22%), '용기가 없어서'(15%), '세대 차이 때문(9%)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서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엔 교수의 18.8%, 학생의 37.1%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교수들은 '학생들의 은어·속어 사용' '연예인 위주의 대화' 등을, 학생들은 '학생에 대한 교수의 무관심' '교수들의 권위주의' 등을 주로 꼽았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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