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언어영역

  • 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코멘트
누군가를 아끼고 위하며 한없이 베푸는 마음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 진정한 사랑을 논하라

《‘교과서에 나오는 심화학습 문제에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책이 숨어 있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과 논술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교과서를 통해 논술의 기초를 충분히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 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논술 준비 강의로 진행한다. 한 주는 사회와 과학, 한 주는 언어와 수리를 싣는다.》

글 싣는 순서(언어)
1언어와 매체 특성
2민족의 운명과 개인의 삶
3세계화와 우리
4부조리한 현실과 대응
5물질적 조건과 삶
6삶은 허무한가?
7사랑과 삶
8빠름과 느림
9가족을 말한다
10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미래
11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 환경
12희생, 사랑, 순종은
여성의 미덕인가?
13욕망은 더러운 것인가?
14대학과 학문
15지식인의 역할과 사명
16노동은 천한 것인가?
17애국주의의 명암
18가난, 숙명? 자업자득?
19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
20희미한 옛사랑의 노래, 민주주의
21혼자만 살지 말고 같이 살자
22자연 친화, 도피? 은인자중?
삶의 본연의 모습?
23영원한 소외 지대, 농촌
24예술은 면죄부일 수 있는가?

□ 주제: 사랑과 삶

관련 단원 : 국어(상) 6-3. 진달래꽃 / 국어(하) 3-2. 어느 날 심장이 말했다.

국어(하) 7-1. 춘향전

[교과서 다시 읽기]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질문 1] 다음은 이 시에 대한 어느 학생의 반응이다. 이 학생이 화자의 태도를 다음과 같이 평가한 이유를 밝히시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몹시 슬픈 상황입니다. 당신이 괴로워하는 마음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더구나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싫어하는 듯한데, 그것을 몰라주고 그 사람이 떠나가는 듯해 당신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사랑이 낭만적 사랑, 운명적 사랑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그것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맹목적인 것 같아요. 맹목적인 사랑이 가치 있을까요?

[질문 2] 이 생각과 관련하여 시의 화자가 보이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정의해 보시오.

□ 생각해 보기

[질문 1] 사랑하는 임의 마음이 변하여 자신을 떠나갈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을 붙들고 가지 말라고 하소연하거나 냉정하게 떠나는 임을 원망하는 태도를 보이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 시의 화자는 오히려 슬픔을 억제하고 꽃을 뿌려주고 있다. 이는 사랑이 깨지는 순간의 고통을 오로지 자신이 감내할 뿐 임에게는 조금도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아픔은 생각지 않고 상대방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낭만적, 맹목적’이라 한 것이다.

[질문 2] ‘사랑’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으면 여러 가지 의미로 풀이되어 있다. 그 중에서 시(詩) ‘진달래꽃’의 화자가 보여 주는 태도와 가장 가까운 풀이는 “아끼고 위하며 한없이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 제시문과 논제

(가) 사대문에 방 붙이고 옥 형리 불러 분부하되, “네 골 옥수(獄囚)를 다 올리라.” 호령하니 죄인을 올리거늘, 다 각각 문죄(問罪) 후에 무죄자 방송(放送)할 새, “저 계집은 무엇인다?”

형리 여짜오되, “기생 월매 딸이온데, 관정(官庭)에 포악(暴惡)한 죄로 옥중에 있삽내다.” “무슨 죄다?”

형리 아뢰되, “본관 사또 수청(守廳)으로 불렀더니 수절(守節)이 정절(貞節)이라 수청 아니 들려 하고 관전(官前)에 포악한 춘향이로소이다.”

어사또 분부하되, “너만 년이 수절한다고 관정 포악하였으니 살기를 바랄쏘냐. 죽어 마땅하되 내 수청도 거역할까?”

춘향이 기가 막혀, “내려오는 관장(官長)마다 개개이 명관이로구나. 수의(繡衣) 사또 듣조시오. 층암절벽(層巖絶壁) 높은 바위 바람 분들 무너지며, 청송녹죽(靑松綠竹) 푸른 남기 눈이 온들 변하리까? 그런 분부 마옵시고 어서 바삐 죽여 주오.” 하며, “향단아, 서방님 어디 계신가 보아라. 어젯밤에 옥문간에 와 계실 제 천만 당부하였더니 어디를 가셨는지, 나 죽는 줄 모르는가?”

어사또 분부하되, “얼굴 들어 나를 보라.” 하시니, 춘향이 고개 들어 대상(臺上)을 살펴보니 걸객(乞客)으로 왔던 낭군, 어사또로 뚜렷이 앉았구나. 반 웃음 반 울음에

“얼씨구나 좋을씨고 남원 읍내 추절(秋節) 들어 떨어지게 되었더니, 객사에 봄이 들어 이화춘풍(李花春風) 날 살린다. 꿈이냐 생시냐, 꿈을 깰까 염려로다.”

- 국어(하) 7-1. ‘춘향전’에서 -

(나) 깊은 겨울 밤 비바람은 우루루루/피칠해 논 옥창살을 들이치는데

옥 주검한 원귀들이 구석구석에 휙휙 울어

청절(淸節) 춘향도 혼을 잃고 몸을 버려 버렸다.

밤새도록 까무러치고/해 돋을녘 깨어나다./오! 일편단심.

믿고 바라고 눈 아프게 보고 싶던 도련님이/죽기 전에 와주셨다, 춘향은 살았구나.

쑥대머리 귀신 얼굴된 춘향이 보고

이 도령은 잔인스레 웃었다 저 때문의 정절이 자랑스러워.

“우리 집이 팍 망해서 상거지가 되었지야.”

틀림없는 도련님 춘향은 원망도 안했니라./오! 일편단심.

모진 춘향이 그 밤 새벽에 또 까무라쳐서는

영 다신 깨어나진 못했었다 두견은 울었건만.

도련님 다시 뵈어 한은 풀렸으나 살아날 가망은 아조 끊기고

왼몸 푸른 맥도 홱 풀려 버렸을 법/출도 끝에 어사는 춘향의 몸을 걷우며 울다

“내 변가(卞哥)보다 잔인무지(殘忍無智)하여 춘향을 죽였구나.”

오! 일편단심.

- 김영랑, ‘춘향’에서 -

(다) 옛날에 한 청년이 살았다. 청년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여인은 청년에게 별을 따다 달라고 말했다. 청년은 별을 따다 주었다. 여인은 청년에게 달을 따다 달라고 말했다. 청년은 달을 따다 주었다. 이제 청년이 더 이상 그녀에게 줄 것이 없게 되었을 때, 여인이 말했다. 네 부모님의 심장을 꺼내와…….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지만 결국 청년은 부모님의 가슴 속에서 심장을 꺼냈다. 청년은 부모님의 심장을 들고 뛰기 시작했다. 오직 그녀와 함께 할 자신의 행복을 생각하며, 달리고 또 달렸다……. 청년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청년의 손에서 심장이 빠져 나갔다. 언덕을 굴러 내려간 심장을 다시 주워왔을 때, 흙투성이가 된 심장이 이렇게 말했다. 얘야……, 많이 다치지 않았니?

- 국어(하) 3-2. ‘어느 날 심장이 말했다’에서 -

□ 논제

(다)에 그려진 부모님의 모습을 바탕으로 (가)와 (나)의 이 도령을 평가해 보고,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

□ 논제 해설

1. 먼저 문제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문제의 개수는 하나이지만 그 속에 담겨야 하는 내용은 하나가 아니다. 우선 (다)의 부모님을 설명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물론 그것은 ‘사랑’과 관련해서이다. 다음으로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가)와 (나)의 이 도령을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까지의 논의를 토대로 ‘사랑’은 무엇이고 어떤 사랑이 바람직한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다)에는 두 종류의 사랑이 있다. 청년과 여인의 사랑, 그리고 청년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다. 각각의 사랑은 어떤 것일까? ‘사랑’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① 아끼고 위하며 한없이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② 남녀간에 정을 들여 애틋이 그리는 일. ③ 동정하여 너그럽게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④ 어떤 사물을 몹시 소중히 여김, 또는 그 마음.

3. 설명한 내용을 따라오다 보면 ‘이 도령의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모든 삶이 그러하듯, 사랑도 시대적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오늘의 잣대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어떤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 자세한 해설 및 참고 자료는 이지논술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ㅁ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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