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도산전통예절원, 관혼상제-음식예절 등 무료교육 인

  • 입력 2007년 3월 16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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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은 공부를 할수록 깊이가 느껴져요.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재발견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의 영남공업고에서 한문을 가르치는 도재록(55) 교사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도산전통예절원’(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전통예절을 공부했다.

학생들에게 예절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예절공부를 했다는 그는 15일 “오늘날 예절이라면 허례허식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이는 예절의 근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도산전통예절원이 지역에서 ‘예절교육의 산실’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도산전통예절원은 대구교대 부설 안동초교 교장을 지낸 이동후(68) 씨가 개인적으로 설립한 곳.

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교장은 퇴계 이황 선생의 15대손으로, 태어난 곳도 퇴계 선생과 같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다.

그는 범어초교 건너편에 이 예절원을 열고 2005년 3월부터 3년째 무료로 예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주부와 공무원, 대학교수 등 80명이 매주 토요일 열리는 120시간 과정을 수료하고 ‘전통예절지도자’ 자격을 취득했다.

무료 교육이지만 강의 내용은 무척 알찬 편이다.

강사는 이 원장과 동양철학의 권위자인 이완재 영남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부산교대 윤리교육과 이미식 교수, 김재임 대전대 교수, 이정화 숙명여대 강사, 송미화 대구정화여중 교사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예절원과 대구향교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전통적인 관혼상제(冠婚喪祭)를 비롯해 태교와 세시풍속, 옛 시(詩) 읽기, 음식예절, 언어예절 등이다.

연수생들은 안동 등지의 종택이나 서원을 찾아 전통예절을 체험하는 한편 관례와 혼례를 실습하기도 한다.

지난달 3일 계명대 한학촌에서는 지난해 1년 동안 공부한 수료생들이 실제 관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원장에게서 관례를 받은 모 대학 신입생 정상윤(20·대구 서구 내당동) 씨는 “어머니가 계신 자리에서 갓을 쓰고 관례를 받으니 성인으로서 책임감이 느껴졌다”며 “정식으로 성년식을 치른 만큼 반듯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바로 이런 것이 예절의 힘”이라며 “예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익히고 나면 얼마나 고급문화인지를 깨닫게 된다”고 밝혔다.

도산전통예절원은 22일까지 3기 연수생(40명)을 모집한다. 만 63세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다음(daum)카페의 ‘도산전예원’에서 자기소개서 양식을 내려 받아 작성해 보내면 된다. 053-751-9700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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