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 통계 제대로 읽기]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것…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코멘트
자살사이트, 유명 연예인의 연속적인 자살 등으로 자살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표1>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최근 우리 사회의 자살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런 경향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가 <표2>다. 여기서 10년 사이에 자살의 사망원인 순위가 9위(1995년)에서 4위(2005년)로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자살 통계가 확보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과 자살 증가율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자가 늘어나고 자살률이 올라가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표3>에 나온 것처럼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층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2005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915명에 달하는 청소년이 부모의 이혼, 가정 빈곤, 학교 폭력 등을 이유로 스스로 삶을 포기해,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한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청년실업 등도 자살률을 증가시키는 데 큰 몫을 차지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미디어의 부주의한 보도 행태도 모방 자살을 낳는 한 요인이다. 자세한 배경 설명 없이 선정적으로 자살 보도를 하거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자살하는 상황 설정은 청소년의 자살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스타의 자살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는 일반인의 자살 보도 때보다 14.3배나 높은 모방 자살을 초래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이렇게 증가 추세에 있는 자살을 도덕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가? 자살의 도덕적 허용 가능성을 내세우는 자의 일차적 근거는 자살을 행하는 자가 그렇게 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즉 그의 생명은 그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이용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자살이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보는 사람들은 자살을 하는 자는 그렇게 함으로써 타인, 사회 혹은 국가에 대한 그의 의무 중 일부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니, 그가 그런 권리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는 바로 그런 이유로 자살은 그릇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어떤 태도가 옳을까?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낫다고 말할 때 당신은 뭐라 충고할 것인가? 생명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가능한가? 다른 사람 또는 사회, 국가를 위해 자살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참고자료] 뒤르켕의 자살론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Emile Durkheim·1858∼1917)은 자살은 사회 현상이며, 따라서 자살의 원인 역시 사회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살을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로 구분했다. 이기적 자살이란 일상적인 현실과 좀처럼 타협 또는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자살을 말한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등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타적 자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를 몰고 미군 군함으로 돌진했던 일본군 자살특공대처럼 자신이 속한 사회 또는 집단에 지나치게 밀착되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살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아노미적 자살이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지던 가치관이나 사회 규범이 혼란 상태에 빠졌을 때(아노미현상) 자살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표2> 사망원인 순위 및 사망률 변화
순위전체
19952005
1110.8 134.5
2뇌혈관 질환79.7 뇌혈관 질환64.3
3운수사고38.7 심장 질환39.6
4심장 질환36.9 자살26.1
5간 질환29.4 당뇨병24.2
6고혈압성 질환18.3 간 질환17.3
7당뇨병17.2 운수사고16.3
8만성하기도 질환14.9 만성하기도 질환15.5
9자살11.8 고혈압성 질환9.3
10호흡기결핵8.3폐렴8.6
자료: 통계청, ‘2005년 사망원인 통계결과’

[문제] 다음 경우의 자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충정공 민영환은 1905년 11월 일제가 을사늑약을 강제 체결하여 외교권을 박탈하자 조약에 찬동한 5적의 처형과 조약의 파기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일본군이 그 요구를 묵살하고 이미 나라의 운명이 기울어졌음을 깨달은 민영환은 죽음으로 항거하여 국민을 각성하게 할 것을 결심하고 본가에서 자결하였다.

<표3> 연령별 사망원인 순위(2005년) (단위: 10만 명당 인구 수)
연령1위2위3위4위5위
134.5뇌혈관 질환64.3 심장 질환39.6자살26.1당뇨병24.2
10∼19운수사고4.7자살4.2 3.6익수사고1.5심장 질환0.8
20∼29자살17.7운수사고10.1 5.9심장 질환2.0타살1.4
30∼39자살21.820.0 운수사고11.1심장 질환5.4간 질환4.5
40∼4968.4자살28.3 간 질환26.2뇌혈관 질환17.0운수사고16.5
50∼59197.9간 질환44.5 뇌혈관 질환43.9심장 질환36.7자살34.6
60∼69495.3뇌혈관 질환165.4 심장 질환94.3당뇨병84.1자살54.6
70 이상1133.3뇌혈관 질환827.0 심장 질환468.0당뇨병259.2만성하기도 질환238.0

윤상철 경희여고교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