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노벨상! 키워드는 학문융합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코멘트
서울대 ‘도전 과제’로 물리학+생물학, 지구과학+물리+화학 2가지 선정

서울대가 한국인 과학자가 노벨상을 타는 지름길로 ‘학문 간 벽 뛰어넘기’를 선택했다.

서울대 자연대는 3월부터 실시한 ‘도전과제 사업’에서 선발된 두 연구의 핵심이 ‘학문 융합’이라고 11일 밝혔다. 도전과제 사업은 독창적, 모험적 연구에 대해 연구 성패를 묻지 않고 2년간 매년 최대 1억 원을 지원하는 획기적인 제도.

▽학문 융합으로 노벨상 도전=2월 말 9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과제는 물리천문학부 홍성철 교수의 ‘분자 집게 기술과 홑분자 프렛 기술의 융합을 통한 유전자 발현의 역학적 조절 얼개 연구’와 지구환경과학부 이성근 교수의 ‘차세대 인사이투(In-situ) 고압 핵자기공명분광분석 프로브(probe)의 개발과 응용’이다. 두 과제는 각각 ‘물리학과 생물학’을, ‘지구과학 물리학 화학’을 융합하는 연구다.

서울대 자연대 관계자는 “학문 융합을 잘 이끌어낸 이 두 연구가 성공할 경우 노벨상을 거머쥘 만한 세계적 연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도 4월부터 자연대와 ‘학제 간 공동연구사업’을 처음 시도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한다. 이 사업은 기존의 생명과학과 의학의 공동연구와 달리 수학과 의학, 통계학과 의학 등 이종 학문 간 연구를 우선 선발해 과제당 연간 최대 6000만 원을 지원한다.

▽늘어나는 학문 융합강좌=학문 융합의 움직임은 학부의 융합강좌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는 ‘연합전공제’를 2개에서 20여 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연합전공은 여러 전공에서 핵심 교과목을 뽑아 하나의 새로운 융합전공을 개발하는 제도. 현재 공학 경영학 인문학 사회과학 등을 융합한 ‘정보문화학’ 및 공학과 경영학을 융합한 ‘기술경영’이 실시되고 있다.

서울대의 기초교육원도 융합강좌인 ‘학문과 과학연구윤리’를 이르면 내년 1학기에 개설한다. 이 강좌는 학문의 자세와 윤리에 대해 인문 사회 자연 영역을 융합해 가르친다. 인문대도 러시아 중남미 유럽 중국 등의 지역에 대해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 과목을 융합하는 ‘지역융합전공’을 검토 중이다.

다른 대학들도 융합강좌 수를 늘리는 등 세계적인 흐름인 ‘학문 간 벽 뛰어넘기’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교과과정 개편을 위해 핵심교양에 융합영역인 ‘사회적 갈등 해법 영역’ ‘학문 간 통섭 영역’ ‘사회적 갈등해소·리더십·창조력’ 등 3영역을 2008년 1학기부터 추가할 것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같은 시기에 융합강좌 형태의 ‘학습자요구 교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다.

한양대는 이미 학문 융합을 학부 차원에서 본격화했다. 이번 학기부터 실시된 ‘21세기 수행인문학 글로컬 인재양성 사업’은 인문대 학부생이 각자 전공을 유지하며 융합 프로그램인 ‘과학기술학’ ‘공공수행인문학’ ‘미디어문화’ ‘외국커뮤니케이션’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선택하게 제도화했다.

한양대 영어영문학과 김성제 교수는 “자기 분야를 넘어 각 분야의 관계망을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복합적인 사회에서 현장감각과 세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융합학문 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성균관대 철학과 이종관 교수도 “요즘 신입생은 고교 과정에서 암기력만 배워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사안에 대해 여러 분야의 지식을 융합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