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인천국제공항 개명 추진 설득력 없다”

  • 입력 2007년 3월 9일 0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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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익을 위한 지명에 대한 집착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에서 149km 떨어진 전설의 섬 ‘이어도’를 두고 중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어도의 위치에 대해 한국은 제주도 남쪽 해역으로 부르지만 실제 중국에서는 동중국해 (East China Sea)로 부른다.

중국은 한술 더 떠 한민족의 정기가 서린 백두산을 동북공정에 따른 역사성과 힘을 과시하기 위해 창바이(長白) 산으로 호칭한다. 또 중국 최초의 고속철도 이름도 의도적으로 ‘창바이산 호’라고 부르고 있다.

백두산은 수천 년간 우리 민족이 고유하게 지켜 온 신성한 이름이며 상징적인 문화유산이다.

앞으로 정부는 국익과 민족 정체성 수호를 위해 국제무대에서 백두산의 명칭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어울리지 않는 명칭을 사용하려는 어리석은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이 인천국제공항의 이름을 인천·세종국제공항으로 바꾸는 개정안을 발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어 인천시민의 가슴을 놀라게 하고 있다.

개정안에 서명한 20여 명의 국회의원은 시설과 규모로 세계 1위권 공항으로 자리 잡은 인천공항에 ‘문화적 코팅’을 하기 위해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다.

물론 세종대왕은 한국인 누구나 존경하고 사랑하는 위인이다.

하지만 단지 위인이라는 이유로, 명칭을 붙이는 시기 및 명칭과 대상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개명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또 기존의 명칭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과 공감대가 결여된 상황에서 억지로 개명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국가적 낭비만 초래할 뿐 전혀 현실성이 없는 억지논리일 뿐이다.

명칭이 바뀌면 공항 개항 이후 쌓아 온 2000억 원이 넘는 브랜드 가치를 잃게 되며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즉흥적인 발상에서 시작한 개명이 현재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미래의 주인공에게도 혼란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실 인천시교육위원 heaven79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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