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대신 컴퓨터들고 등교" 디지털교과서 운영한다는데 돈은 어디서…

  • 입력 2007년 3월 7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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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대신 개인용 컴퓨터단말기를 들고 학교에 간다. 수업 시간엔 책도, 공책도, 연필도 필요 없다. 학생들은 단말기를 통해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을 보고 모르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검색하면서 전자펜으로 수업내용을 적으면 된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7일 발표한 디지털교과서를 통한 수업 모습이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2011년까지 100개 학교에서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디지털교과서는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 사전, 공책 등의 기능을 모두 담은 TMPC(Tablet Mobile PC)라고 부르는 개인용단말기다. 학습 내용이 문서,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 첨단 멀티미디어 요소로 구성돼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부할 수 있다.

학생 개인별 아이디(ID)가 있어 온라인을 통한 학업성취도가 관리되고, 메신저를 활용한 원격 수업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올해 초등 5학년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14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2011년까지 100개 학교에서 초등 5, 6학년(전 과목), 중학 1학년(수학 과학 영어), 고교 1학년(수학 영어)을 대상으로 이 교과서를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 기간 동안 660억 원을 투자해 디지털교과서 유통, 교사 연수, 법·제도 개선, 교육환경 구축, 효과 분석 등을 통해 이 교과서 상용화 방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수십 만 원에 이르는 개인용단말기를 모든 학생에게 어떻게 지급할지가 관건이다. 교육부는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이 단말기를 무상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에 소요되는 재원에 대한 계획은 없다. 고교생은 비싼 개인용단말기를 사야하는 것도 문제다.

디지털교과서를 쓰기 위해 확충해야 할 통신망 및 통신료에 대한 대책도 없다. 디지털교과서에 사교육 업체의 콘텐츠를 활용해 참고서나 문제집을 실을 경우 저작권이나 사용료 등도 문제가 될 전망이다. 인터넷 중독 등 통신매체 의존도가 높아지는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교육부는 "시범운용기간이 2011년까지라 그 이후의 상황은 중장기 재정 계획으로도 정하기 어렵다"면서 "산·학·연 연계와 통신업체 협조 등을 통해 단말기를 저렴하게 보급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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