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단축에도 현역 충원 ‘이상무’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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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정부의 군 복무기간 단축 발표를 전후해 군 안팎에서 우려됐던 현역 복무대상자들의 입영 연기 사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6일 병무청의 현역병 육군 인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 2월(셋째 주까지)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와 주요 보충대의 현역 충원율은 103.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육군이 병무청에 요청한 2만5793명보다 788명이 많은 2만6581명이 현역으로 입대한 것이다. 복무기간 단축 발표 직후인 2월에도 육군의 요청 인원보다 304명이 많은 1만1776명의 현역병이 입대해 충원율 102.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늘어났다.

육군은 매년 11월경 병무청에 다음 해의 현역병 충원 규모를 요청하고 병무청은 이에 따라 월별 충원 계획을 세운다. 병무청은 부대 신체검사에서 질병이 확인돼 중도 귀가하는 경우를 고려해 통상 정원의 103∼105%를 육군에 인도하고 있다.

훈련소별로는 전체 현역병의 45%를 차지하는 육군 훈련소의 충원율이 102.4%였고, 306보충대 104.6%, 102보충대 101.2%, 2군사령부 103.5%로 집계됐다. 이 중 102보충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가 하락했을 뿐 다른 훈련소들의 현역병 충원율은 0.9∼3.2%가 증가해 병력 수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무청 관계자는 “정부의 복무기간 단축 발표 뒤 입영 연기 사태가 빚어질까 고민했는데 예년 수준으로 입영이 이뤄져 현역병 충원에 별 문제가 없다”며 “내부적으로도 고무적인 결과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 관계자는 “복무기간 단축이 점진적으로 추진돼 입영 연기에 따른 단축 혜택이 크지 않고 복학 기간을 맞추려다 보니 대학생들이 입영을 미루는 경우가 드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 복무기간 단축 혜택에 동요되거나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 소신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덕분이라는 게 병무청과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안심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2003년 초 육해공군의 복무기간이 2개월씩 단축되고 몇 개월 뒤 입영 연기가 확산되면서 현역병 충원율이 90%대로 떨어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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