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원]‘나만의 적성’ 살리고… 학사학위 따고

  • 입력 2007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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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기회를 얻어 학사학위를 따고 취업과 승진에도 혜택을 받는 등 열린 교육의 모범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학점은행제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딴 한국교직원공제회 김국현(61) 이사의 학점은행제에 대한 평가다.

학점은행제는 1998년에 도입됐다. 8년이 지난 2006년 2월 현재 이 제도를 통해 전문학사 1만9805명, 학사 1만9973명 등 3만9778명이 학위를 받았다.

학점은행제는 대학에 다니지 않아도 교육인적자원부가 인정한 기관에서 일정 수준의 교과목을 이수하면 전문학사나 학사학위를 주는 제도. 열린 교육과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지향한다.

최근에는 학점은행제를 활용한 학사 편입도 활발하다.

서울 A대의 경우 2005년 학사 편입생 중 60%가 학점은행제 출신이다. 학점은행제를 활용해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이 대학의 3학년으로 편입한 것이다. 서울에 있는 다른 대학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점은행제 출신이 학사 편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학사 편입생들이 학점은행제를 선호하는 것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수월하게 학사학위를 딸 수 있기 때문.

일반 대학은 학사학위 취득에 4년이 걸리지만 학점은행제를 이용하면 2∼3년이면 충분하다. 특히 웬만한 자격증 하나에 최고 30학점까지 줘 학점 따기도 수월하다. 사회교육을 통한 학습의 성과를 학교 교육 차원에서 인정해 주는 것이다. 말 그대로 ‘평생학습의 실현’이다.

○정규 대학 못지않게 인기

학점은행제 학점으로 인정되는 수업은 전산원, 직업훈련기관, 사회교육시설 등 다양한 기관에서 제공하지만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이나 사회교육원의 과목이 가장 많다. 학위 취득 후 관련 대학원 진학이나 학사 편입도 비교적 수월한 편. 이 때문에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평생교육원이 대학보다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평생교육원에서는 대개 기본 입학자격을 고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로 제한한다. 전문대 및 4년제 대학의 학력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을 다니지 못한 사람이나 대학을 중퇴한 이들도 가능하다. 학사학위가 있지만 새로운 전공에 도전하고 싶거나 편입학을 희망할 때도 고려해볼 만하다.

인정기관의 학습과정을 이수하거나 대학에서 교과목을 배우면 학점이 부여된다. 이 학점은 한국교육개발원 학점은행센터나 시도교육청에 등록해 학위 취득에 필요한 학점이 될 때까지 차곡차곡 쌓으면 된다. 취득 학점은 학점은행센터에 영구 보존되며 취업 및 편입학을 위한 증빙서류로 발급받을 수 있다.

학점이 인정되는 자격증에는 기술사(45학점) 기능장(39학점) 기사1급(30학점) 산업기사·기사2급·기능사1급·다기능기술자(24학점) 워드프로세서(8학점) 부기1급(8학점) 비서2급(4학점) 등이 있다.

학위 취득을 위해선 학사 140학점, 전문학사 3년제 120학점, 2년제 80학점이 필요하다. 최소 18학점은 자격증이 아닌 평생교육원 등 평가인정기관에서 따야 한다.

일부 대학은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84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해당 대학 총장 명의의 학사학위를 준다. 전문대는 50학점 이상.

이미 학위를 가진 사람이 학점은행제를 통해 다른 분야의 학위를 받으려면 해당 전공과목 가운데 35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적성에 맞는 강좌 찾아야

사회교육원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 400여 곳에 이른다. 대학마다 특징을 살려 독특한 강좌를 운영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더 맞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강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학점은행센터 사이트(edubank.kedi.re.kr)에 들어가면 학점은행제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교육훈련기관도 지역·전공·과목별 등으로 자세히 찾아볼 수 있다.

명지대 사회교육원은 무용 교회음악 국악 아동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교육과정과 학점은행제를 병행하는 것이 특징. 전문적인 실력을 키워 학사학위와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

무예과는 태권도 합기도 태껸 등을 배우면서 학위와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동시에 따는 게 가능하다. 경호의전과는 체육학사 학위를 받는 것은 물론 청와대 국가정보원 군 경찰 경호업체 대학원 등 선택할 수 있는 진로의 폭이 넓어 인기가 높다.

경호의전과 이흥진 주임교수는 “고학력 경호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취업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올 2월 말에 20명 정도가 졸업하는데 10명은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머지 10명은 직업군인과 국정원, 일반경비 업체 등에 취직할 예정이다.

세종대는 1999년 3월 학점은행제를 도입한 이후 디지털콘텐츠, 조리외식경영학, 호텔경영학 등 3개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2월 조리외식경영학 전공에서 첫 학위취득자를 배출했다. 지금까지 295명이 세종대 총장 명의의 학위를 취득했다. 2월 말에는 105명이 학사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이미 학위를 취득한 295명 가운데 88명이 대학원 진학 (64명·21.7%), 학사 편입(24명·8.1%) 등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취업은 121명(41%), 유학 및 기타 분야로의 진출은 86명(29.2%)이다.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들도 일반 대학의 졸업생들과 비슷하게 사회 진출을 하고 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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