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지나친 관심은 역효과 부를 수도
권 씨는 “학교 공부는 집에서 직접 봐주었고 다른 것은 지우에게 맡긴 편이였는데 그게 자립심을 키우게 한 것 같다”며 “이제 좀 틀이 잡혔으니 지금부터 공부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시행착오를 부른 경우도 있다. 김현경(35·서울 강남구 청담동) 씨는 주위에서 쏟아지는 공부 관련 정보에 내 아이만 뒤처질까 그룹과외에 참여시키다가 이내 포기했다. 아이는 학교생활과 과외를 함께하느라 피곤해했고 정작 효과도 별로 없었다. 김 씨는 “어릴 때 공부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공부와 멀어질 수 있다. 정보는 참고하되 판단과 결정은 부모가 해야 할 것”이라며 ‘소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경민(35·서울 종로구 혜화동) 씨도 “맞벌이 부담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사교육 의존도가 높았는데 1학년 때에는 공부보다는 아이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는지 생활 전반을 천천히 탐색하는 게 좋다”고 전한다.
부모 역할 강사 박용옥(49·여) 씨도 “자식에 관한 지나친 관심이 아이의 자율성을 방해할 수 있다”며 “부모의 방대한 정보력과 이를 주입시키려는 부모 앞에서 아이가 이방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입학은 아이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첫째는 생활면에서 단체 생활의 규칙을 지킴으로써 양보와 배려를 배워 자신이 ‘공동체 속에서의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두 번째는 학교 교육에 초점을 맞춰 학습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문항 수가 많고 답을 빨리 만들어 내는 학원과 달리 학교는 과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학교 공부가 싱겁거나 내용이 없다고 느끼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학교 교육에 빨리 적응할수록 학년이 올라가면 여유 있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
○선배 1학년 학부모가 신입생 학부모에게
최유영(39·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씨는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켜 놓고 잘하고 있을지 온통 신경이 학교에만 가 있었는데 그런 부모의 태도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준비물을 매번 부모가 챙겨주면 나중엔 으레 그런 줄 알고 스스로 할 생각을 안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숙희(37) 씨는 “책을 도무지 읽지 않으려 하기에 야단만 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눈이 나빠서였다. 가능하면 입학 전 가까운 안과에서 시력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1학년 때 가장 중요한 일로 ‘양보하기, 내 물건 챙기기, 화장실 제때 가기, 공공물건 아껴 쓰기’ 등 기본 습관 세우기를 들었다. 아이는 어른의 생각보다 훨씬 더 적응력이 있으니 지나친 걱정은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의 기본 습관과 기초 예절에 신경 쓴다면 자녀는 원만하게 1학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김경애 사외기자 ellesh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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