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초등학생 학교생활 이렇게… “자립심 키워주세요”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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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고사리 손으로 학교 문을 들어선 지우 양이 의젓한 ‘학생’이 되었다. 어머니 권수경 씨(왼쪽)는 걱정이 많았는데 공부와 생활을 두루 소화해 낸 딸이 자못 대견하다고 한다. 권 씨는 “학교 공부만 봐 주고 다른 것은 모두 딸에게 맡겼더니 자립심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김경애 사외기자
지난해 3월 고사리 손으로 학교 문을 들어선 지우 양이 의젓한 ‘학생’이 되었다. 어머니 권수경 씨(왼쪽)는 걱정이 많았는데 공부와 생활을 두루 소화해 낸 딸이 자못 대견하다고 한다. 권 씨는 “학교 공부만 봐 주고 다른 것은 모두 딸에게 맡겼더니 자립심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김경애 사외기자
지난해 3월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들이 겨울방학을 보내면 2학년이 된다. 입학 때보다 키도 크고 생각도 컸다. 선배 학부모들은 곧 자녀가 1학년 신입생이 될 예비 학부모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3월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들이 겨울방학을 보내면 2학년이 된다. 입학 때보다 키도 크고 생각도 컸다. 선배 학부모들은 곧 자녀가 1학년 신입생이 될 예비 학부모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3월 고사리 손으로 학교 문을 들어섰던 지우(8·여·서울 경동초등학교 1년)는 겨울방학을 보내면 2학년이 된다. 어리기만 했던 지우는 입학 때보다 키도 크고 생각도 컸다. 직접 짠 생활계획표에 맞춰 움직이는 제법 의젓한 ‘학생’이 된 것이다. 처음 지우를 학교에 보내면서 어머니 권수경(33·서울 성동구 성수동) 씨는 소변을 참다가 실수나 하지 않을까, 교실 의자에 끝까지 잘 앉아 있을 수 있을까 등의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1년을 보낸 지금, 공부와 생활면에서 두루 잘 소화해 낸 딸이 자못 대견하기만 하다. 지우가 보낸 1년을 거울삼아 신입생에게 도움말을 전한다.

○부모 지나친 관심은 역효과 부를 수도

권 씨는 “학교 공부는 집에서 직접 봐주었고 다른 것은 지우에게 맡긴 편이였는데 그게 자립심을 키우게 한 것 같다”며 “이제 좀 틀이 잡혔으니 지금부터 공부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시행착오를 부른 경우도 있다. 김현경(35·서울 강남구 청담동) 씨는 주위에서 쏟아지는 공부 관련 정보에 내 아이만 뒤처질까 그룹과외에 참여시키다가 이내 포기했다. 아이는 학교생활과 과외를 함께하느라 피곤해했고 정작 효과도 별로 없었다. 김 씨는 “어릴 때 공부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공부와 멀어질 수 있다. 정보는 참고하되 판단과 결정은 부모가 해야 할 것”이라며 ‘소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경민(35·서울 종로구 혜화동) 씨도 “맞벌이 부담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사교육 의존도가 높았는데 1학년 때에는 공부보다는 아이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는지 생활 전반을 천천히 탐색하는 게 좋다”고 전한다.

부모 역할 강사 박용옥(49·여) 씨도 “자식에 관한 지나친 관심이 아이의 자율성을 방해할 수 있다”며 “부모의 방대한 정보력과 이를 주입시키려는 부모 앞에서 아이가 이방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입학은 아이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교사 임영아(36·여·서울 압구정초등학교) 씨는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에게 두 가지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첫째는 생활면에서 단체 생활의 규칙을 지킴으로써 양보와 배려를 배워 자신이 ‘공동체 속에서의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두 번째는 학교 교육에 초점을 맞춰 학습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문항 수가 많고 답을 빨리 만들어 내는 학원과 달리 학교는 과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학교 공부가 싱겁거나 내용이 없다고 느끼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학교 교육에 빨리 적응할수록 학년이 올라가면 여유 있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

○선배 1학년 학부모가 신입생 학부모에게

최유영(39·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씨는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켜 놓고 잘하고 있을지 온통 신경이 학교에만 가 있었는데 그런 부모의 태도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준비물을 매번 부모가 챙겨주면 나중엔 으레 그런 줄 알고 스스로 할 생각을 안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숙희(37) 씨는 “책을 도무지 읽지 않으려 하기에 야단만 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눈이 나빠서였다. 가능하면 입학 전 가까운 안과에서 시력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1학년 때 가장 중요한 일로 ‘양보하기, 내 물건 챙기기, 화장실 제때 가기, 공공물건 아껴 쓰기’ 등 기본 습관 세우기를 들었다. 아이는 어른의 생각보다 훨씬 더 적응력이 있으니 지나친 걱정은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의 기본 습관과 기초 예절에 신경 쓴다면 자녀는 원만하게 1학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김경애 사외기자 ellesh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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