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수리영역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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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나오는 심화학습 문제에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책이 숨어 있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과 논술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교과서를 통해 논술의 기초를 충분히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 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논술 준비 강의로 진행하는 새 연재를 시작한다. 한 주는 사회와 과학, 한 주는 언어와 수리를 싣는다.》

■ 집합과 논리(1)

(가) 수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인 집합이론은 19세기 말 독일 수학자 칸토어(Cantor, G·1845∼1918)가 창안하였다. 영국의 수학자 불(Boole, G. · 1815∼1864)에 의해서 형성된 ‘기호논리학’이 집합이론과 접목되면서 오늘날에 와서 수학을 기술하는 중요한 ‘언어’로 발전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드모르간(De Morgan, A·1806∼1871), 벤(Venn, J·1834∼1923), 러셀(Russell, B·1872∼1970) 등이 큰 업적을 남겼다.

(나) <그림 1>에서 a, b, c, d는 각 부분의 원소의 개수를 나타낸다.

이 때, 합집합 A∪B의 원소의 개수에 대하여

n(A∪B)=(a+c)+(b+c)-c …①

=n(A)+n(B)-n(A∩B)

와 같은 공식이 성립한다.

여기서, ①의 과정을 보면 c의 값을 두 번 포함시켰다가 다시 한 번 제외하는 ‘포제의 원리’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과정은 각 부분이 명확히 분류되지 못한 상태에서 비효율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n(A∪B)=(a+c)+b …②

=n(A)+n(AB∩B)

와 같이 생각해 보면 어떨까? ②의 과정을 보면 효율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이 공식을 암기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논리적으로 충분히 접근 가능한 사고방식이라 하겠다.

(다) 어느 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경주, 제주도, 설악산을 관광한 적이 있는지를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 경주를 관광한 사람은 3200명, 경주는 관광하지 않고 제주도를 관광한 사람은 2160명, 세 곳 중 설악산만 관광한 사람은 1240명이었다. 또, 세 곳을 모두 관광한 사람은 700명 이상이고, 세 곳 중 한 곳도 관광하지 않은 사람은 많아야 400명이었다.

■ 논제

<논제 1> 제시문 (다)에서 제주도와 설악산 중 적어도 한 곳을 관광한 사람은 최소 몇 명이라 할 수 있는지 제시문 (나)의 논리를 적용하여 서술하시오.

<논제 2> 제시문 (다)에서 조사에 응한 사람은 최대 몇 명이라고 할 수 있는지 제시문 (나)의 논리를 적용하여 서술하시오.

문제는 집합의 연산과 집합의 원소의 개수에 관한 공식을 암기하여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상투적인 학습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즉, 집합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사용하는 형식일 뿐 그 본질은 논리적인 사고이다. 이 문제는 벤 다이어그램이나 경우나누기를 차근차근 이용하여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결론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훈련이라 하겠다.

■ 기초 학습

<그림 2>의 경우에도 우리가 암기하고 있는 공식

n(A∪B∪C)

=n(A)+n(B)+n(C)

-n(A∩B)-n(B∩C)-n(C∩A)

+n(A∩B∩C)

를 적용할 수도 있지만,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해 본다면,

n(A∪B∪C)

① =n(A)+n(AB∩B)+n(AB∩BB∩C)

와 같은 접근이 가능하다. 즉,

A에 대하여 조사를 하고 나서 (A=빗금무늬)

A의 밖에서 B를 조사한 후 (AB∩B=세로무늬)

A와 B의 밖에서 C를 조사하면 (AB∩BB∩C=격자무늬)

가 되는 것이다. 겹치지 않게, 차근차근, 빠짐없이 조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예시 답안

경주, 제주도, 설악산을 관광한 사람들의 집합을 각각 A, B, C라 하면

주어진 조사결과는

n(A)=3200, n(AB∩B)=2160, n(AB∩BB∩C)=1240,

n(A∩B∩C)≥700, n(AB∩BB∩CB)≤400이 된다.

이 때,

(1) 제주도와 설악산 중 적어도 한 곳을 관광한 사람들의 집합은 B∪C로 나타낼 수 있고, 주어진 조사 결과에 나타난 것들 가운데 AB∩B, AB∩BB∩C, A∩B∩C는 모두 B∪C의 겹치지 않는(서로소) 부분집합들이므로 (<그림 2> 참조)

n(B∪C)≥2160+1240+700=4100이다.

따라서 제주도와 설악산 중 적어도 한 곳을 관광한 사람은 최소 4100명이라 할 수 있다.

(2) 조사에 응한 사람들 전체의 집합을 U라 하면, U는 겹치지 않는 두 부분집합 A∪B∪C와 (A∪B∪C)B=AB∩BB∩CB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A∪B∪C는 또 겹치지 않는 세 부분집합 A, AB∩B, AB∩BB∩C로 이루어지므로(<그림 2> 참조) 결국,

n(U)=n(A)+n(AB∩B)+n(AB∩BB∩C)+n(AB∩BB∩CB)

≤3200+2160+1240+400=7000이다.

따라서 조사에 응한 사람은 최대 7000명이라 할 수 있다.

■ 참고

<그림 3>에서 a, b, c,…, h는 각 부분의 원소의 개수를 나타낸다.

이 때,

(1) n(B∪C)=(b+e)+(c)+(g)+d+f

=2160+1240+700+d+f

≥4100

(∵ d, f는 0 이상이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2) n(U)=(a+d+g+f)+(b+e)+(c)+(h)

≤3200+2160+1240+400=7000

김기철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수리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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