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제와 어긋나 감점받는 답안 의외로 많다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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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논술고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비결은 뭘까? 논술 채점에 참여했던 대학교수들은 한결같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제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법에 맞게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대학별 논술고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비결은 뭘까? 논술 채점에 참여했던 대학교수들은 한결같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제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법에 맞게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정시논술 이런 실수는 피하자… 채점 교수들의 조언

《각 대학의 2007학년도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27일 끝나면 내년 1월에는 대학별로 논술고사가 실시된다. 이제 수험생들은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고 해당 대학의 논술 준비를 마무리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논술 실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원 대학의 논술문제 유형과 채점 기준을 파악하고 거기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감점 요인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술 채점에 참여했던 대학교수들의 의견을 들어 보면 많은 수험생이 의외로 사소한 부분에서 실수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맞춤법과 어법에 맞게 쓰자

실제로 많은 답안에서 맞춤법 오류가 발견된다고 한다. 서울대 등 명문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도 마찬가지다. 띄어쓰기와 받침 등 기본적인 철자 오류가 적지 않다는 것이 채점 교수들의 전언이다.

서울대 김경범 교수는 “문장의 주어와 서술어가 맞지 않는 비문(非文)이 많아 수험생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기 어려운 답안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글씨를 휘갈겨 써 무슨 글자인지 알아보기 힘든 답안도 채점 교수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대부분의 대학이 정해진 분량보다 많이 넘치거나 모자라면 감점하므로 요구된 분량에 맞게 글을 쓰는 연습도 필수적이다.

○ 논제와 제시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자

논제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논술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지키는 수험생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논제의 요구만 정확히 지켜도 일정 수준의 점수는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6월 실시된 고려대 1학기 수시모집 논술의 경우 ‘제시문 (다)의 요지를 밝히고(200자 이내), (다)의 관점에서 (나)와 (바)의 견해에 대해 각각 반론을 제기하고, 이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논제가 답안의 순서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음에도 많은 수험생이 이를 무시하고 서론-본론-결론 또는 기-승-전-결의 형식으로 답안을 작성했다.

논제의 요구를 이해했으면서도 세 가지 요구사항 가운데 한 가지를 빠뜨렸거나 분량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 제시문 인용으로 분량을 채우지 말자

논술은 수험생 자신의 생각을 묻는 것이다. 답안에 제시문 내용을 그대로 길게 인용하거나, 요약했더라도 제시문 내용이 지나치게 많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대학의 채점 기준은 이런 답안에 최하위 점수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논제가 제시문을 요약하거나 요지를 밝히라고 요구하면 그 내용을 ‘나만의 글’로 다시 써야 한다. 단순히 중요해 보이는 문장 몇 개를 그대로 옮겨 적으면 안 된다.

○ 근거 없는 주장은 피하자

논술문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논증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일방적인 주장만 늘어놓으면 감점대상이다.

수험생들이 자주 저지르는 또 다른 실수 가운데 하나가 지나치게 뻔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양비론 또는 양시론 방식의 결론도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현학적인 표현을 인용하면서 글을 시작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논제나 제시문과 별로 관련 없는 철학자의 명언 등을 다소 엉뚱하게 인용하는 수험생이 많다”고 지적했다.

○ 일관적인 논지를 유지하자

출제자의 의도를 벗어난 답안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독창적인 시각에서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전개한 답안은 의외로 채점 교수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6학년도 연세대 정시 논술의 경우 제시문의 공통된 주제는 ‘불안’이었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답안일지라도 논리적인 타당성과 일관성이 있으면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이 대학 이재용 처장은 “채점 교수들이 ‘불안’을 주제로 쓴 답안과 그렇지 않은 답안으로 분류한 뒤 채점했다”며 “출제 의도에서 다소 벗어난 답안도 내용이 훌륭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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