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천년유적’ 진천 농다리 대수술

  • 입력 2006년 8월 10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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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가 동양 최고(最古)의 다리로 알려진 진천 농다리(籠橋)의 항구적인 복구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 세금천에 돌로 쌓인 농다리는 길이 93.6m, 너비 3.6m, 두께 1.2m, 교각 폭 80cm로 1000여 년 전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력암질 자석(紫石)을 뿌리가 서로 물리도록 쌓아 겉으로 보면 물고기 비늘 형태를 띠고 있다. 또 돌만을 쌓아 올리는 독특한 축조 방식을 사용해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북도는 1976년 도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돌만 얹어 쌓다 보니 비가 많이 오면 교각과 상판이 휩쓸려가기 일쑤다. 최근 집중호우에도 교각과 상판 5, 6개가 유실됐다.

1984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17차례나 교각이나 상판이 유실돼 해마다 한 차례 수해를 입은 셈이다.

그때마다 보수를 했지만 이마저 공사가 부실하다 보니 본래의 모습을 잃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이 때문에 단순히 휩쓸려 나간 상판과 교각을 보수하는 수준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충북도는 항구적 복구를 위해서는 하천의 환경을 개선해 농다리가 견딜 수 있을 만큼 물 흐름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일대 하천이 굽어져 있는 데다 경사가 심하고 퇴적물까지 쌓이면서 유속이 빨라졌기 때문.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충북대 건축기술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했다. 도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물살 완화를 위한 준설과 하천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또 지금은 교각이 24개이지만, 당초에는 28개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위를 확인하기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특유의 축조방식 탓에 유실을 완전히 방지하지는 못하더라도 웬만한 비에는 견뎌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천군은 수해로 군(郡) 전체가 큰 피해를 본 데다 농다리도 유실돼 11∼13일 열기로 했던 ‘제7회 생거진천 농다리축제’를 25∼27일로 연기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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