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최고” 대학입시 뺨치는 응시경쟁

  • 입력 2006년 8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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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새벽에 서울 가는 기차표 좀 구할 수 없나요?” 추석 얘기가 아니다. 서울시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는 10월 1일 부산발 서울행 고속철(KTX)은 오전 5시와 5시 25분 등 2편 모두 1일 예약 시작 1시간 만에 동났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10월 1일 오전 5시 10분 부산발 서울행 임시열차 1편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명절을 제외하고 이렇게 순식간에 KTX 표가 매진된 적은 없다”며 “공무원이 선호 직업 1순위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7·9급 공무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중앙·지방직을 막론하고 속속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달 28일 마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9급 공무원의 공채시험에는 100명을 뽑는데 8만7857명이 원서를 내 경쟁률이 878.6 대 1을 기록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뽑는 7·9급 지방공무원 임용시험도 열기가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4일 원서를 마감한 서울시의 경우 사상 최대의 응시생이 몰렸다. 932명 모집에 15만1097명이 지원해 평균 16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7월 21일 임용시험을 마친 부산시의 경우 253명 모집에 2만3462명이 몰려들어 평균 92.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거주 지역을 불문한 지원도 늘면서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는 날에는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지방 수험생들이나 지자체가 비상에 걸린다.

지난해보다 응시생이 3만3000여 명 늘어난 서울시는 필기시험장 섭외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험장이 지난해보다 1100여 곳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 각 구청에 초중고교 건물 섭외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80곳의 시험장에 3684개의 교실이 동원됐고 감독관만 2만 명이 차출돼 “수능시험을 방불케 한다”는 말이 나왔다.

2005년 이후 공무원 시험에 학력이나 연령 제한 없이 응시가 가능해지자 ‘묻지마 지원’도 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정작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많아 지원율은 높아져도 응시율은 떨어지는 추세.

서울시 공무원 필기시험 결시율은 2004년 상하반기 36%에서 2005년 54%로 높아졌다.

또 전산직이나 간호직과 달리 자격제한이 없는 행정직이나 보건직 등으로 지원자가 몰린다. 올해 서울시 보건직 9급에는 5명 모집에 3652명이 몰려 경쟁률이 730.4 대 1로 모든 직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중앙고시교육원 임병웅 원장은 “‘붙고 보자’는 심리 때문에 당초 5급 지원자였던 사람이 7급으로, 7급은 9급으로 하향지원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합격 점수대가 높아지는 만큼 영어 면접 등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취업자 증가율 두달 연속 1.1% 그쳐▼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율이 1.1%로 6월에 이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7월 중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344만7000명으로 작년 7월에 비해 26만3000명(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6월의 취업자 증가율도 1.1%였다.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월(28만6000명)에 처음 20만 명대로 떨어진 후 6월(25만5000명)에 이어 3개월째 20만 명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7월까지 월 평균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0만4000명으로 정부의 연간 목표치(35만 명)를 크게 밑돌고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41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3000명(1.2%)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는 185만1000명으로 1만9000명(1.0%) 감소해 최근 건설업 경기 부진을 드러냈다.

소규모 자영업이 대부분인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의 취업자도 580만6000명으로 3만4000명(0.6%) 줄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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