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고교 통합교과 논술]논술의 원리 ‘따지기 실전’

  • 입력 2006년 8월 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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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기’ 실전 해설 - 꼼꼼히 따진 다음 대안제시땐 금상첨화

▶‘따지기’는 차별적 능력이다

구술이나 논술 시험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의 답안을 차별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논제에 대해 말하고 쓰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창의적이고 정체성 있는 답변 능력이 필요한데, 특히 따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차별적인 능력이 잘 드러난다. 잘 ‘따지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시각과 분석력, 합리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논하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따지기’ 능력이 단숨에 형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속하는 사고 활동을 생활 속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얻을 수 있다.

(가) 문제점(나) 원인(다) 대안
1. 위생 상태 불결1-1. 위생 당국의 관리 소홀1-2. 철저한 위생 검사 및 처벌 강화
2. 영양 상태 불균형2-1. 값싸고 질 낮은 식재료 사용2-2. 급식에 대한 정부 당국의 지원 강화
3. 남은 음식의 다량 발생3-1. 입맛을 고려하지 않은 식단3-2. 학생의 선호도를 조사하여 식단 수립

▶‘따지기’의 네 가지

따지기는 네 가지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따지기다. 어떤 대상을 이해하거나 표현할 때 우리는 개념을 통하게 된다. 같은 개념을 쓰고 있더라도 그 개념에 대해 알거나 생각하는 바가 서로 다르거나 어느 한쪽이 잘못 사용한다면 제대로 된 소통이 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따지기를 하는데 개념을 잘못 구사하거나 꼭 필요한 개념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개념에 대한 점검은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사고 활동의 발판이 된다.

둘째는 ‘해석’이라는 따지기이다. 대부분의 사고 활동은 어떤 대상을 전제로 해서 이루어지는데, 대상에 대해 생각하려면 해석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대상이 어떤 속성을 지니고 있고,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그것이 존재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야 필요한 사고를 할 수 있다. 이 해석 활동은 앞에서 배운 풀이하기와 특히 관계가 깊으므로, 배운 내용을 다시 확인해 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는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이다. 사물이나 현상에 접근하다 보면 목적이나 필요성에 따라 비판을 하거나 종합하는 사고 활동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데 단순히 비판만을 하게 되면 수긍하기 어렵고, 종합을 하는데 취사선택만 하게 된다면 알맹이가 없게 된다. 그래서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이 있는 비판, 대안을 위한 종합 활동 등이 이루어질 때 설득력과 타당성을 얻게 될 것이다.

넷째는 ‘변증’ 활동이다. 변증은 사물이나 현상을 입체적으로 보려는 사고 활동으로, 변증법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주어진 대상이 지닌 속성이나 존재 양상을 어느 한 면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반대되는 양면에서 바라봄으로써 보다 심층적인 접근을 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변증의 과정을 통해 대상의 좀더 다양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주장을 할 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양근 파사쥬논술 대표강사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

논제 1. (가)에서 제시한 ‘승-승 게임’과 ‘승-패 게임’의 개념에 대해 정리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라.(500자 내외)

논제 2. (나)와 (다)를 통해 알 수 있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정리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따져 보라.(400자 내외)

논제 3. (가)의 내용을 참고로 하여 자신이 정부 당국자라고 할 때 (나)와 (다)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보라.(700자 내외)

※논제 1, 2, 3에 대해 각각 답안을 작성할 것.

■제시문

(가)이익 갈등의 조정을 위한 대표적인 협상 방법으로는 승-승 게임과 승-패 게임이 있다. 승-승 게임의 경우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을 것은 얻는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자신과 상대방의 이익을 함께 고려한다. 이에 반해 승-패 게임에서는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 경우 공격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승-승 게임이 협상 당사자들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디딤돌, ‘고등학교 사회’(205쪽)]

(나)동강은 정선, 평창, 영월 3개 군에 걸쳐 60km 이상을 흘러가며 기암괴석을 가진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더욱이 천연기념물이며 세계적인 희귀종인 호사비오리, 수단, 어름치, 원앙 등의 중요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어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그런데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에서는 높이 98m에 저수 예정량이 7억 t인 대형 댐을 이곳 영월에 건설할 예정이다. 용수 확보와 홍수 조절이라는 이유로 추진되는 영월댐(동강댐) 건설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생태계의 보고인 동강이 사라지게 할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과 희귀 생물종의 서식지를 없앨 것이며 비룡동굴을 비롯한 선사유적 출토 가능 지역을 물속에 묻어버리고 말 것이다.

또한 동강은 석회동굴이 현재 50여 개가 발견되었고, 그 외에도 전문가들도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많은 석회동굴이 있다. 이 같은 지역에 아무리 튼튼한 댐을 만든다 하더라도 지반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결국 재앙을 일으키고 말 것이다. 1963년 이탈리아의 바이온트댐도 석회암 지반에 세워 석회가 물에 조금씩 녹으면서 결국 대형 바위들이 댐을 덮치게 됐고 그 여파로 댐의 물이 넘쳐 2600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말았다.

사실 동강은 석회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취수하여 사용 가능한 용수로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같은 사실은 영월댐 건설이 수질 관리에 대해서도 부적당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정부는 물 부족을 댐 건설로 해결하려는 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수요 관리 위주의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연간 6억 t에 달하는 수돗물 누수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고 생활용수와 농업용수의 구분 관리에 대한 대책, 수돗물 값 현실화로 인한 물 절약 등에 대한 대책을 세워서 최대한 물 절약을 해야 한다.

선진국인 스웨덴의 경우 1988년 댐 건설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극히 제한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댐 건설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또한 미국 굴지의 토목회사들이 댐 건설에서 속속 손을 떼고 있어 댐 건설 이익보다 건설 후 사후관리 비용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선진국들은 대형 댐 건설을 지양하고 중소형 댐으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동강에 영월댐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물 부족 해결이 마치 댐 건설과 같다고 하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해야 할 것이며, 굳이 물이 부족하다면 많은 환경 파괴를 불러일으키는 대형 다목적댐보다 여러 개의 소형 댐을 건설하는 거시적, 미래 가치적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동강은 흘러야 한다’(1999년 8월)]

(다)전국에서 엄청난 수해를 낸 이번 집중 호우는 치수(治水)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확인시켰다.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없었더라면…”이라는 건설교통부 관계자의 말처럼 중부지방의 홍수 피해를 그나마 줄인 것은 이들 다목적댐이었다. 이처럼 홍수 피해를 막고, 물이 모자랄 때는 용수 확보와 수질관리를 위해 필요한 댐이 부족하다.

국내에서 저수용량 1억 t 이상의 댐 착공식이 있었던 것은 1996년 2월 전남 장흥군 일대에 들어선 장흥댐이 마지막이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새로운 댐 건설이 중단된 것은 1998년 김대중 정부가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원 영월군 동강댐의 건설을 백지화하면서부터다. 한국 환경운동의 ‘대승리’로 기록된 이 사건 이후 댐 건설은 사라졌다.

한탄강댐은 환경단체의 건설 반대로 7년째 표류하고 있다. 한탄강 일대에서는 1996년 이후 연례행사처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그 원인으로 지목된 연천댐을 철거했지만 이를 대체할 한탄강댐은 언제 지어질지 기약이 없다.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이 생태계 파괴 등을 내세워 댐 건설을 결사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동강댐 백지화도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영월 주민들은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강이 넘쳐 물난리를 겪는다. 해마다 반복되는 동강 범람에 주민들은 이력이 났다고 한다. 다목적댐이 여러 개인 북한강과는 달리 남한강 수역에는 홍수조절용 댐이 충주댐밖에 없어 집중호우에 더욱 취약하다. 충주댐은 이번에도 홍수가 날 수위를 겨우 90cm 남겨 놓고 물을 방류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론자들은 댐 무용론만 되풀이할 것인가.

치수는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농경시대는 아니지만 도시 개발과 인구 증가로 치수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댐 건설은 곧 환경 파괴’라는 잘못된 등식을 버려야 한다. 이런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 휘둘려 절실한 국책 사업이 중단된다면 그 책임은 환경 극단주의자들과 이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갈등을 조정하지 못한 정부가 함께 져야 한다.

[동아일보 사설 ‘환경 극단주의에 눌려 10년간 큰 댐 못 지은 나라’(7월 18일자)]

■ 이 사이트로 보내세요

위에 있는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잘된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 → 고교논술 →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High/Clinic/)

■논제

논제 1. (가)의 내용을 참고로 할 때 (나)에 나타난 허생의 경제 행위가 투기적 행위인지 따져 보고 그 이유에 대해 말하시오.(500자 내외)

논제 2. (다)를 참고로 할 때 (라)와 같은 법률이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말하시오.(500자 내외)

논제 3. 투기적 거래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핵심적 차이를 따져 보시오.(600자 내외)

※유의사항=논제 1, 2, 3에 대해 각각 답안을 작성할 것. [제시문은 7월 18일자 이지논술 또는 사이트 참조]

■학생글 - 전규미·대구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논제 1>

허생의 경제적 행위는 두 가지 요소로 볼 때 투기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투기적 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화의 가격 변동이 빈번해야 한다. 허생이 선택한 재화는 과일이다. ①과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가격 변동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 과일은 상하기 쉽기 때문에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없다. 또한 과일은 농산품이므로 생산되는 기간도 제한되어 있고, 기후에 따른 생산량의 변동도 심하다. 즉, 과일은 매년 ②공급량이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가격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허생의 경제적 행위는 가격 차를 이용하여 이득을 노렸다는 점에서 투기적 행위에 해당한다. ③물론 과일을 모두 사들인 것은 독점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미래의 가격 변동 예측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므로 투기적 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논제 2>

④(라)의 법률이 적용될 수 있는 사례로는 교복업체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규모가 큰 교복업체가 3곳 있다. 그런데 이 소수의 업체들이 우리나라 교복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교복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회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독점적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서로 가격을 담합하여 교복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이다. 이것은 가격을 부당하게 유지, 결정한 행위이다. 가격은 원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데, 원가와는 상관없이 폭리를 목적으로 가격을 결정한 것이다.

두 번째,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교복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다. ⑤물론 교복을 물려받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복도 소모품의 일종이기 때문에 못 입게 되는 교복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매년 교복을 사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복회사의 가격담합은 (라)의 5번에 언급된 것과 같이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도 해당하는 행위이다.

<논제 3>

【⑥투기적 거래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례로는 정부의 추곡수매가 있다. 추곡수매는 쌀의 생산량을 기반으로 쌀 가격을 예측하여 시행하는 것이므로 투기적 거래에 해당한다. 이 제도는 쌀을 수매하여 시중 유통량을 낮추고, 쌀의 지나친 가격하락을 방지할 목적을 시행된다. 또한 수매된 쌀은 쌀의 가격이 높을 때는 방출되어 쌀의 가격안정을 돕는다. 이는 농민과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긍정적 효과를 낸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부동산 투기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투기적 거래 중의 한가지이다. 부동산 투기는 집값 또는 땅값을 지나치게 상승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부동산 투기자는 이 과정을 통해 이익을 얻게 된다. 하지만 실수요자가 되는 입주자는 이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부담해야만 한다.

위의 두 종류의 거래를 비교해 보면, 추곡수매가 공공이익을 추구하는 거래인 반면, 부동산 투기는 개인의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을 조금 더 일반화해 보면, 긍정적 투기와 부정적 투기는 투기 목적이 공공 이익 추구인가 사적 이익 추구인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첨삭지도… 뉴스분석을 통해 시사논제 파악해 두면 자신감 쑥쑥

박지원의 ‘허생전’은 국어(하)에 실려 있어 많은 학생들이 기분 좋게 논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잘 아는 내용이라고 논제와 관련 없는 배경지식만을 써내려간 학생, 다른 논제에도 무작정 자신이 아는 범위 내의 경제 지식을 적용하려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아는 제시문이라고 방심하면 안 되고, 생소한 제시문이라고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이정표는 언제나 ‘논제’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규미 학생은 논제의 분석, 논술의 자연스러운 흐름 모두 좋았다. 부분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문장 호응이나, 적절하지 못한 사례, 완결성이 떨어지는 결론이 아쉬웠지만 연습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으리라 본다.

① 같은 의미의 문장을 반복하는 것은 중언부언의 느낌을 갖게 한다. 여기서는 앞 문장을 없애주는 것이 맥락상 자연스럽다.

② ‘공급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로 바꾸어야 한다.

③ 전규미 학생은 허생의 경제적 행위를 투기로 볼 수 있느냐는 논의에서 ‘독점’을 언급했다. 다른 학생들도 논제 1을 ‘허생의 상행위는 투기적 행위이다’라는 형태로 글을 썼는데 ‘허생의 상행위는 독점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는 재화의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격 차를 예측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의미의 투기와는 차이가 있다’의 논조였다. 논제 1의 관건은 고등학생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허생의 상행위를 제시문 (가)의 경제적 관점을 이용해 최대한 독창적으로 분석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④ 논제 2는 (다)를 참고로 할 때 (라)와 같은 법률이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라는 것이다. 제시문 (다)는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가에서 긴급수급조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원자재에 관련된 사례를 들면 더욱 좋겠지만 그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면 적어도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언급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전규미 학생은 단지 교복업체들의 담합행위는 법률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내용으로 그쳤다. 다소 아쉬운 내용이다.

⑤ 통일성에 어긋난 문장이다. 교복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싶다면 중고교생이 평균적으로 구입하는 교복의 벌수를 말해준다든지, 소모품적인 측면만을 따로 강조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⑥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 추곡수매를 들었는데, 추곡수매는 주체인 정부의 이익이 아닌 농가 수입의 안정을 위한 제도이므로 투기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긍정적 투기와 부정적 투기의 핵심적 차이를 공공 이익 추구와 사적 이익 추구로 나누게 되면 사적 투기로만 이루어진 주식 시장이나 외환 시장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고 한 제시문 (가)를 뒤집는 것이 된다. 그보다는 미래에 나타날 급작스러운 가격 변동을 사전에 분산하는 역할을 할 때에는 긍정적 투기로, 투기 행위를 통해 시장 가격을 왜곡시키고 불안정하게 만들 때에는 부정적 투기로 정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생소한 경제나 법률 용어가 나오면 당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제 행위나 법의 집행은 늘 우리 주변에서 적용되는 생활의 일부이다. 뉴스나 신문을 통해 자주 시의성 있는 논제거리를 찾고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무엇보다도 논술에 필요한 모든 정보는 제시문 내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 유웨이에듀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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