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상습지역 ‘사방댐’이 살렸다

  • 입력 200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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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치된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계곡의 사방댐에 18일 폭우가 그친 뒤 급류에 휩쓸려온 폐목과 토사, 돌 등이 가득 쌓여 있다(오른쪽 사진). 사방댐은 물길의 속도를 늦추는 동시에 돌이나 폐목 등은 걸러주기 때문에 피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왼쪽 사진은 장마 전 원대리 계곡 사방댐의 모습. 사진 제공 북부지방산림청
지난해 설치된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계곡의 사방댐에 18일 폭우가 그친 뒤 급류에 휩쓸려온 폐목과 토사, 돌 등이 가득 쌓여 있다(오른쪽 사진). 사방댐은 물길의 속도를 늦추는 동시에 돌이나 폐목 등은 걸러주기 때문에 피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왼쪽 사진은 장마 전 원대리 계곡 사방댐의 모습. 사진 제공 북부지방산림청
집중호우 때 산간계곡에서 쓸려 내려가는 바위나 유목(流木), 토사 등을 막기 위해 설치한 ‘사방(沙防)댐’이 이번 장마에 효자 노릇을 했다.

수해 상습지로 51가구 12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강원 인제군 남면 수산리 마을은 이번 장마에 무려 4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는데도 전혀 피해를 보지 않았다.

수산리는 마을 하천 상류 6km 지점에 해발 800m의 매봉산이 있어 장마철이면 이 산 17개 계곡에서 일시에 쏟아져 내리는 많은 물로 해마다 많은 농경지와 주택 등이 수해를 당해왔다. 1991년 집중호우 때는 마을 전체가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그러나 1989년 1곳, 1992년 1곳 등 최근까지 사방댐 5곳이 설치된 뒤 최근에는 아무리 큰 장마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사방댐은 일반 저수 댐과 달리 댐 아래쪽에 물빼기 암거가 있어 홍수가 났을 때 토사 등이 함께 쏟아져 내리는 것을 막는 댐. 이 댐이 거대한 물길이 흘러내리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 것.

주민 심성흠(52·농업) 씨는 “사방댐은 우리의 은인이나 다름없다. 다른 산간마을에도 사방댐이 많이 건설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2년 집중호우 때 도로와 농경지, 주택 파손 등의 막대한 수해를 겪은 횡성군 청일면 초현리 수아지마을(40가구 100명)도 이번에 5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으나 끄떡없었다. 2002년부터 3곳의 사방댐이 설치된 뒤 수해를 잊고 있다.

정옥균(67) 씨는 “올해도 2002년 때를 떠올리며 밤잠을 설쳤으나 아무 일이 없었다”며 마을 상류에 설치된 사방댐이 피해를 막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장마의 큰 피해지인 인제읍 덕적, 덕산리와 이웃한 원대리도 사방댐을 설치한 탓인지 큰 피해를 보지 않아 전문가들은 세밀한 조사에 나섰다.

사방댐의 기능은 이미 어느 정도 입증돼 있어 강원도와 산림청은 2000년부터 집중적으로 설치해 왔다. 2004년부터 200여 개가 집중적으로 설치됐고 올해에는 민유림 19곳, 국유림 15곳 등 34곳에 설치한다.

현재까지 도내에 설치된 사방댐은 총 358곳.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7348곳, 강원도 내에도 1415개 지점에 사방댐이 설치돼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비는 1곳당 2억5000만 원선. 관리도 간단해 장마가 끝난 뒤 댐에 걸린 돌과 나무 등만 치우면 원상태가 된다.

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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