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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3일 0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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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대책을 세우겠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에 ‘그레비스 칸트리클럽’을 조성하려는 ㈜양산농장개발과 양산 지역 환경보호 관계자들이 ‘수달 논쟁’을 벌이고 있다.
양산시가 선정한 ‘수달 지킴이’인 권정환(58) 씨와 수달 생태를 관찰해 온 이종국 민주평통 양산시협의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골프장 사업주의 주장과 달리 골프장 예정지 인근 양산천에서 수달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권 씨 등은 양산천 감결보 인근에서 촬영했다며 수달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과 발자국 등도 공개하면서 “골프장 예정지에서 직선으로 1km 하류인 양산천 중간의 모래톱에서 수달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래톱 일대는 갈대가 무성하고 수심이 깊어 수달 서식의 적지로 보고 있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은 수질이 깨끗하고 숨기 좋은 곳에 서식한다.
하지만 양산농장개발은 2일 상북면 회의실에서 열린 환경·재해·교통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수달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2008년 말까지 1400억 원을 들여 상북면 소토리 일대 172만m²에 27홀짜리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양산농장개발 측은 “지난달 이틀에 걸쳐 양산천 수계 반경 4km에 대해 조사했다”면서 “수심이 얕고 먹이가 빈약한데다 환경도 좋지 않아 수달이 서식할 개연성이 적다”고 주장했다.
권 씨와 이 회장은 12일 이에 대한 반박 자료를 통해 “10일 오전 감결보 주변에서 다량의 수달 배설물을 확인했다”면서 “양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수달 보호 방안의 수립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양산농산개발은 “이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수달 서식이 확인되면 골프장 공사 및 운영 과정에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9년 골프장 예정지 3km 상류인 내석천과 양산천 합류지점에서 수달 3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적이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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