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부천문화재단 ‘생생’ 문화교육

  • 입력 2006년 4월 25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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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미술 교과서에 있는 달리의 작품인데, 원래 딱딱한 시계가 왜 녹아서 축 늘어져 있을까요? 시간은 멈추지 않겠지만 촉박한 생활 속에서 여유를 갖자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21일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동 부천남초등학교의 문화예술 교실에서 ‘문화 읽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부천문화재단에서 파견한 이나영(여) 강사가 김홍도의 ‘편자 박기’, 뭉크의 ‘절규’, 밀레의 ‘이삭줍기’ 등 5편의 명화를 보여준 뒤 그림 내용에 대해 학생들과 얘기를 나눴다.

6학년 각 반에서 모인 16명은 그림 속의 상황과 해석을 나름대로 설명하면서 토론을 벌였다.

이어 4, 5명씩 조를 짜 특정 작품을 선정한 뒤 몸으로 그림을 표현했다.

채석원(12) 군은 “고대 유물을 감상했던 지난 시간에는 술잔 등 청동기 유물을 이용해 움직이는 지붕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2004년부터 부천문화재단의 도움으로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3∼6년을 대상으로 문화 읽기, 문화 기획, 국악, 만화와 애니메이션, 미술관과 박물관 이야기 등 5개 과목을 마련했다.

시사만평작가, 서도소리 전수자 등 문화예술인과 예술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 학교 교사와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이끈다.

만화 속의 감정 기호를 찾아보고 이야기를 꾸미게 하거나 게임과 연계해 단소와 장구를 가르친다.

지난해엔 연극놀이, 영화 만들기, 생활 파티 만들기 등 8개 과목을 진행했다.

연구부장 하정숙(여) 교사는 “한 해에 300명 이상의 학생이 문화예술 교육을 이수하는데,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해 인기가 좋다”고 소개했다.

부천문화재단은 올해 초중고 7곳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가르친다. ‘전래놀이와 전래동요를 만나는 교육연극’, ‘문화상품 개발’, ‘우리 마을 영화 만들기’ 등 이색 프로그램이 많다.

부천문화재단 산하 청소년수련관의 박민선(여·학교 문화예술교육 담당) 씨는 “학교에서 원하면 노는 토요일과 방학 기간에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032-320-6357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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