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송어-향어 발암의심 물질 논란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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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카이트그린이 포함된 향어 송어를 먹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해양수산부는 이번에 말라카이트그린의 검출량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0.1∼0.5ppm 정도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카이트그린은 식품에 사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극미량이라도 검출되지 않아야 하지만 기준치가 없기 때문에 검출량을 놓고 인체의 유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7월 말 중국산 장어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0.07∼1.37ppm 검출됐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일본 후생성은 홈페이지에서 통상의 장어 섭취를 전제했을 때 중국산 장어로부터 검출된 말라카이트그린의 농도는 건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인체에 대한 유해성 검증 안돼=말라카이트그린은 동물실험 결과 발암성은 인정되지만 인체에 암을 유발한 사례는 아직 발견된 적이 없는 물질이다.

종이 가죽 비단 레이온의 염색, 모기향의 원료로 쓰이던 말라카이트그린은 1949년 연어 송어의 알에 기생한 균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뒤 각국의 양식장, 수산물 가공업체 등에서 항진균제로 쓰였다.

이 물질에 발암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미국에서 흰쥐에게 투여했을 때 간암이 관찰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부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같은 해 말라카이트그린을 발암성 물질로 규정하고 수산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유럽연합(EU)은 2002년, 일본은 2003년에 말라카이트그린의 식용 어류에 대한 사용을 각각 금지했다.

올해 미국 국립독성학프로그램(NTP)은 2002년 시작된 동물실험 결과 말라카이트그린이 수컷 쥐의 간장에서 암을 유발했다는 사실을 발표하는 등 독성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인 물질이다.

화학물질에 대한 발암등급을 정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말라카이트그린을 ‘인체 발암물질’(A그룹) 또는 ‘인체 발암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동물 발암 개연성이 높은 물질’(B그룹) 중 그 어떤 것에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국내 기준치 없어=국내에서는 1991년 농림부가 관상어에 대해서만 쓸 수 있는 동물의약품으로 허가했고 2003년 환경부에서는 유독물 관찰물질로 지정했으나 식품위생 관련법에는 말라카이트그린에 대한 규제 기준이 전혀 없다.

식약청 위해정보관리팀 이영(李楹) 팀장은 “식품위생법은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물질만 규정하므로 규정되지 않은 물질은 당연히 금지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식용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므로 말라카이트그린의 허용 기준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영국에서 2002년 말라카이트그린의 사용을 금지하기 이전에 양식어장에서 쓸 수 있는 최대허용기준치는 2ppb(0.002 ppm)였다.

이번에 국내산 향어와 송어에서 검출된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의 검출량은 0.1∼0.5ppm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카이트그린:

산업용 색소의 일종이다. 현재도 곰팡이와 세균 감염 방지제로 널리 쓰인다. 1990년대 이전까지 각국의 어민이나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수산물 살균제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199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쥐에 대한 실험에서 암이나 기형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 사례는 아직 없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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