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금품로비 업자, 李시장 만나 사업설명

  • 입력 2005년 5월 28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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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주변에 들어설 주상복합건물의 용적률 완화를 위해 양윤재(梁鈗在) 서울시 행정2부시장 등에게 금품 로비를 한 부동산 개발업자 길모(35) 씨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을 직접 만나 사업 설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柳在晩)는 27일 길 씨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양 부시장과 김일주(金一柱) 한나라당 전 성남 중원 지구당위원장을 구속 기소하면서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길 씨는 지난해 4월 총선 직후 김 씨의 주선으로 이 시장을 면담하면서 자신의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 시장은 사업 설명을 듣고 길 씨에게 “취지가 좋다”며 “청계천이 복원되면 더 좋아질 것이니 잘해 보라”고 격려했다는 것.

검찰이 밝힌 수사 결과는 그동안 이 시장이 해명한 내용과 다르다.

서울시는 10일 이 시장이 길 씨와 만난 경위에 대해 “지난해 4월 26일 이 시장이 길 씨와 아주 짧게 만났으며 특별한 내용이 없어 만남 자체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이번 수사는 일단락됐고 이 시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조사할 게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발표에 대해 김병일 서울시 대변인은 “만약 길 씨에게 그런 언급을 했다면 사업을 잘 해보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덕담이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양 부시장은 건설 인허가 관련 각종 청탁과 함께 총 4억20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길 씨를 이 시장에게 소개해 주고 재개발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청탁하는 대가로 2003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길 씨에게서 14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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