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속철 시대 열리다

  • 입력 2004년 3월 30일 18시 26분


코멘트
우리도 이제 최고 시속 300km의 고속열차가 달리는 나라에 살게 됐다. 많은 국민의 ‘시간 생활권’이 크게 넓어진다. 1박2일로 출장 가던 회사원이 ‘당일치기’를 할 수 있으니 기업 업무의 생산성도 높아진다. 기존 철도의 화물 소화량이 커져 물류난도 많이 완화된다.

고속철은 이처럼 경제활동 문화 관광 레저 등 국민의 삶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국토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비즈니스 및 산업을 활성화하며 관광개발을 북돋우는 등 전국의 다핵화(多核化)를 촉진하는 순기능도 기대된다.

반면에 문화환경과 소비여건이 훨씬 나은 수도권으로 사람과 돈이 역류해 국민생활의 수도권 집중도가 더 높아질 소지가 있다. 지방의 경우도 고속철 역사 주변으로 경제력과 인구가 몰리고 ‘고속철 효과’에서 소외되는 지역은 더 낙후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또 다른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

이 같은 ‘고속철 역기능’을 줄이기 위한 지방 단위 및 지역 연계의 전략적 노력과 국가 차원의 보완 대책이 요망된다. 역세권별로 특성을 살린 개발을 계획성 있게 추진해 각기 경제 사회 문화적 경쟁력을 높이면서 주변 지역과의 대중교통 연결망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1단계 고속철사업 대역사(大役事)는 한국형 고속철 차량 기술의 개발을 동반했다. 그 전후방 파급 효과를 극대화해 소재 정보기술 항공우주 등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국가산업기반을 확충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2010년까지의 2단계 고속철 건설도 1단계에서 나타난 일부 시행착오와 차질을 거울삼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우선은 안전운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전체 구간 중 터널이 절반인 점도 감안해 안전대책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