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전자학회 올해 ‘펠로’ 260명중 국내 학자는 없어

  • 입력 2004년 1월 29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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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세계 최대의 공학계열 학회인 국제전기전자학회(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가 뛰어난 연구 업적을 근거로 선정한 ‘2004년 석학회원(펠로·fellow)’ 260명 중 한국인은 2명에 그쳤다. 또 국내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인물은 1명도 뽑히지 못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반면 일본은 한국에 비해 26명의 펠로를 배출해 전자, 반도체, 정보통신 분야 국가경쟁력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IEEE는 학회 선임회원 중 이례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남긴 260명을 신임 펠로로 선출하고 그 명단을 29일 공개했다.

올해 신임 펠로에는 김범섭 미국 버카나 와이어리스 기술담당 부사장과 박용관 전 루슨트테크놀로지 벨연구소 연구원 등 한국인 2명이 포함됐으며 두 사람 모두 ‘미국 지역’ 인물로 분류됐다.

한국은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국가에 비해 수적으로 크게 밀려 이공계 위기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 미국이 167명으로 가장 많이 배출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26명, 중국(홍콩 포함) 8명, 대만 5명, 인도 4명 등(지역기반 기준)이다. 중화권의 경우 해외거주 펠로까지 포함하면 35명이나 된다.

이 학회 펠로인 현동석 한양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신임 펠로 가운데 국내에 기반을 둔 인물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은 국내 산학연(産學硏) 연구 활동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IEEE는 전세계 175개국에 38만여명의 회원을 둔 세계 최대의 공학계열 학회로, 펠로로 뽑히는 것은 학계 및 업계에서 커다란 영예로 여겨진다. 한국에서는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 장관, 안수길 서울대 명예교수,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등 10여명이 펠로로 활동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칩스앤드 테크놀로지스, 필립스 등에서 활약한 고속통신시스템용 집적회로(IC) 전문가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지내다 버카나 와이어리스를 공동 창업했다. 광통신 전문가인 박 연구원은 미국에 거주하면서 지난해 말 정보통신 기기업체 오이솔루션에 해외 마케팅 및 세일즈 담당이사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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