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현장]참게잡이 한창 파주 임진강

  • 입력 2003년 11월 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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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 주월리 임진강변. 어민 나기완씨가 그물 가득 올라온 참게와 물고기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파주=이동영기자
3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 주월리 임진강변. 어민 나기완씨가 그물 가득 올라온 참게와 물고기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파주=이동영기자
임진강 주변은 사시사철 맛좋은 별미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황복과 장어가 봄을 알리고, 장마철이 지나면 참게와 숭어가 올라온다. 한겨울에는 얼음을 깨고 붕어를 잡느라 어민들의 손길이 바쁘다.

120여명의 파주어촌계 어민들은 최근 ‘기다리는 어업’에서 ‘스스로 기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어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물안개가 채 가시지 않은 3일 오전 7시 경기 파주시 적성면 주월리 임진강변.

여기저기서 0.5t 소형어선의 시발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한두 명씩 탄 어선은 전날 설치해둔 통발과 각망으로 다가가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15년째 배를 탄다는 나기완씨(50)의 첫 번째 각망에는 네 마리의 참게가 알을 가득 품은 두툼한 모습으로 버둥거리고 있었다.

참게 외에 장어 한 마리와 새끼손가락만 한 납자루, 모래무지, 잉어 등 수십 마리의 물고기도 걸려 있었다. 손바닥 반만 한 참게 여섯 마리와 어린 피라미 수십 마리는 바로 강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이날 잡힌 물고기들은 대기하던 파주어촌계 운반차량에 실려 곧바로 직판장으로 옮겨졌다.

파주어촌계 어민들은 이제 어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열중하고 있었다.

참게의 경우 지난해 11월 참게 가공공장을 지어 ‘임진강 참게장’이라는 상표로 kg당 10만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두 배인 35t의 어획고를 올렸다.

붕어와 잉어는 즙으로 가공해 참게처럼 전화 주문판매를 하고 있다.

황복과 참게는 한때 씨가 마를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부화장에서 인공부화를 시킨 뒤 치어방류사업을 활발히 해 이제는 그런대로 괜찮은 수입을 올리게 됐다.

이런 노력 덕분에 어민 중 연간 7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어민들은 또 어촌체험마을을 조성해 어업을 관광상품화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래도 걱정이 없지는 않다.

문민정부 이후 조금씩 규제가 완화되면서 출입조차 어려웠던 임진강변이 일반에게 개방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쓰레기가 쌓이면서 수질이 점차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슬기를 잡는다며 잠수부들이 몰려 어망을 훼손하거나 불법 어구를 동원해 물고기를 싹쓸이 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2년여 전부터 북한의 4월5일댐에서 예고 없이 물을 방류하는 바람에 어구가 쓸려 내려가는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파주어촌계 장석진 계장(39)은 “사시사철 별미 어종이 그치지 않는 임진강이 항상 풍성함을 간직한 자연의 보고가 되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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