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사망 관계 분석, 기온 상승에 따라 사망자 늘어나

  • 입력 2003년 9월 26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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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서울의 여름철 하루 최고기온의 평균치가 10년 전보다 1.6도 높아지는 등 한반도에도 지구 온난화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 상승에 따라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인체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사실은 환경부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아주대 예방의학교실에 조사 분석을 의뢰해 26일 발표한 ‘지구 온난화의 건강피해 가능성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1991∼2000년 7, 8월 하루 최고기온의 평균치는 이상 고온현상이 발생했던 94년과 97년을 제외하면 매년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 91년 28.9도였던 여름철 최고기온 평균치는 2000년 30.5도로 1.6도 높아졌다.

기온 상승에 비례해 사망자도 늘었다. 교통사고 등 사고사를 뺀 사망자는 91년 하루 평균 76.5명에서 2000년 87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여름철 최고기온과 사망자 수의 상관계수는 0.896으로 매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학적으로 상관계수가 1이면 완전 비례, 0이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고온으로 인한 일사병과 함께 기온 상승이 대기 내 광화학반응을 촉진해 오존농도가 증가하고 말라리아 세균성이질 등 질병도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95년 오존경보제가 실시된 이후 98년까지 전국적으로 오존 최고농도는 시간당 0.15∼0.16ppm에 머물렀으나 99년 0.17ppm대로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0.203ppm으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말라리아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 기온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도 90년대 후반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혹서에 따른 전염병 및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등 기후변화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며 “홀로 사는 노인이나 도시 빈곤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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