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일선 고교가 관리하는 내신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유일한 선발기준은 내신 성적인데 내신을 믿을 수 없다면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과 혼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일부 고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내신 부풀리기’는 우려스러운 일이다. 최근 대학들이 입시에서 내신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내신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고 있다. 서울대는 ‘내신 부풀리기’를 염두에 두면서 잠재능력을 지닌 학생을 선별해 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대도시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다.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과 학교에 따라 서울대 진학 실적은 큰 차이가 있다.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이들에게도 입학 기회가 확대되어야 서울대가 내건 진정한 ‘지역균형’ 선발이 될 수 있다.
서울대는 현행 내신 성적 산출방식이 학생수가 많은 대도시 학교에 유리하기 때문에 지방의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새로운 산출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시골 학생의 불이익은 사라졌지만 그 대신 대도시의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보완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 제도를 통해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은 다른 학생들과 현실적으로 학력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 격차를 메우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일에 대학 당국의 치밀한 고려가 따라야 한다. 서울대의 본질적인 의무는 인재 양성과 대학 경쟁력 강화다. 지역 배려는 그 다음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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