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영종도-용유도 해안가 포장마차 난립

  • 입력 2003년 4월 30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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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임시 생태계보전지역으로 갯벌 출입과 어패류 채취 금지구역입니다.’

솔밭과 탁 트인 해안 전경 때문에 인천 영종도와 용유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중구 덕교동 해안가에는 이 같은 안내문이 인천시장 명의로 안내판에 적혀 있다.

영종도와 용유도 남단 해안 29.5㎢가 지난해 11월 임시 생태계보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포장마차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된 2001년 3월 이후 조개구이 포장마차가 해안가에 생기기 시작했으며 현재 100여개 포장마차가 영업 중이다.

5∼8월 성수기에는 포장마차가 17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환경오염은 물론 생태계 파괴, 바가지요금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덕교동과 거잠포, 잠진도는 생태보전구역인데다 관광개발 예정지, 어항시설 등으로 지정돼 건물 신증축 행위는 물론 일체의 가설물이 들어설 수 없는 곳. 그러나 포장마차는 중구 영종출장소 앞 신설동 해변 21개, 덕교운동장 앞 22개, 거잠포∼잠진도 해변 25개, 덕교동 마시란해변 26개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선녀바위와 을왕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 등에도 포장마차가 1, 2개씩 있다.

중구와 용유출장소 등은 덕교동과 거잠포 등에 대규모 포장마차 촌이 형성되자 4월 말까지 강제철거라는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행정기관 간에 파열음이 생기고 있다. 포장마차 업주들은 “황량한 해변에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포장마차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가 되고 있다”며 “자율 규제를 통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단속인력이 7명인 영종출장소는 지속적인 단속에 어려움을 느껴 그동안 주말에만 포장마차 영업을 허용했다. 그러나 포장마차 업주들이 올 초부터 평일 영업에 나서자 중구와 영종출장소가 강제 철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중구는 “용유출장소가 불법 포장마차 강제 철거 행정대집행 계획을 세워 집행하고 용역회사와 연계해 사후 관리하라”며 출장소에 단속 책임을 넘겼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감사를 통해 “포장마차 업주의 상당수가 전국노점상연합회에 가입해 조직화 양상을 띠고 있고 용유출장소가 단속 인력난을 겪고 있어 중구가 철거 정비에 나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포장마차 업주 30여명은 최근 영종출장소에 몰려가 강제 철거에 항의하며 컴퓨터와 집기 등을 부수는 소동을 벌였다. 영종출장소 관계자는 “포장마차 단속 과정에서 업주들이 사진기를 부수고 가스통에 불을 붙여 단속직원을 위협하기도 했다”며 “시와 구 차원의 종합적인 포장마차 정비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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