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수능]영역별 출제 경향

  • 입력 2002년 11월 6일 18시 20분


‘큰절 응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6일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교문 앞에서 신광여고 재학생들이 시험 시작 시간에 맞춰 단체로 큰절을 하며 3학년 선배들의 고득점을 기원하고 있다.-전영한기자
‘큰절 응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6일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교문 앞에서 신광여고 재학생들이 시험 시작 시간에 맞춰 단체로 큰절을 하며 3학년 선배들의 고득점을 기원하고 있다.-전영한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되 각 영역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하거나 그보다 약간 쉽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각 영역에서 난이도가 편중되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수능시험이 10년간 실시되면서 다양한 소재에서 많은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에 올해는 보다 참신한 소재를 발굴해 출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미 출제된 소재는 재해석 또는 변형해 출제했다는 것이 평가원측의 설명.

▽언어〓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으로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을 출제했다.

지나치게 쉬운 문항이나 어려운 문항은 배제하고 문항점수를 차등배점(1.8점, 2.0점, 2.2점)하는 방식으로 변별도를 높였다.

출제위원회는 이 같은 원칙에 따라 학생들의 언어능력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대학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대학교양 수준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와 관련된 글을 지문으로 선정했다.

교과서 관련 지문을 폭넓게 다뤄 국어 어휘의 문제를 다룬 마지막 지문은 국정교과서에 나온 한용운과 김영랑의 현대시를, ‘면앙정가’의 고전시 지문은 검인정 교과서에서 뽑아 출제했다.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평가하기 위해 ‘듣기’에 ‘참된 말’에 관한 지문, ‘쓰기’에 과학기술자의 책임과 관리에 관한 소재를, ‘읽기’에 인문 사회 과학 관련 지문을 포함했다.

전통과 현대문화, 동양과 서양문화의 조화와 공존 가능성을 모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듣기’의 전통문화 보존정책에 관한 지문과 ‘읽기’의 ‘북학의’와 현대예술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해프닝을 논한 제재 등이 그 예.

또 문학작품 선정의 시대하한선을 낮추고 여성작가의 작품을 선정해 작품선정의 폭을 넓히고 균형을 갖추도록 했다.

▽수리〓기본적인 계산능력이나 이해의 정도를 측정하는 문항을 다수 포함시켜 비교적 쉽게 냈다는 것이 출제위측의 설명이다.

출제위는 “출제방향을 기본개념과 원리의 이해, 이를 응용한 다양한 문제해결 능력의 측정으로 설정했으며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문항을 다수 출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고 난이도의 문항도 함께 출제됐으며 타교과 활동이나 생활 속에서 소재를 구한 문항도 일부 나왔다.

문항별 배점은 사고의 수준이 단순하고 기능적이거나 비교적 간단한 이해력을 토대로 하는 문항과 교과내용상 비중이 작은 문항에는 2점, 다소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문항이나 교육과정상 상위 수준에 속하는 문항에는 3점을 줬다.

수리영역의 인문, 자연계열간 교육내용의 수준 차이를 반영해 출제의 범위를 달리하고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을, 자연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 수학Ⅱ를 출제의 범위로 했다.

비율은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을 7 대 3으로 자연계는 공통수학, 수학Ⅰ, 수학Ⅱ의 비율을 5 대 2 대 3으로 했다.

▽사회탐구〓사회과 특유의 탐구 능력과 사고력, 가치판단을 통한 의사 결정 능력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선택과목간의 난이도가 비슷하게 되도록 노력했고 사회 현상을 시간과 공간의 바탕 위에서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시대별, 지역별 사회현상을 골고루 다뤘다.

교과서의 내용을 지문으로 제시하고 잘 알려진 그림을 답지로 제시해 국사 공부가 생활 속의 일부가 되도록 유도하는 문항도 있었다.

민주시민으로서 요구되는 소양과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인으로서 요구되는 상황인식을 측정하는 문제도 출제됐다.

이를 위해 환경문제,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내용과 최근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터키와 북한 신의주 특구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 등 시사 교양적인 내용을 많이 담았다.

▽과학탐구〓교육과정의 전 범위에 걸쳐 주요 개념을 고루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중요한 개념의 종합적 이해를 필요로 하는 문항은 예전에 출제됐더라도 유형과 내용을 일부 바꿔 다시 출제했다.

일상 생활 및 사회적 상황에서 과학 관련 문제 의식, 탐구 설계 및 수행, 자료 분석 및 해석, 결론 도출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를 다수 출제했다.

과학 수업에서 실험의 중요성을 고려해 실제로 실험을 해 본 수험생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여러 개가 출제됐다.

정일학원 신영(申榮) 평가이사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경우 그림이나 그래픽, 사진 등의 자료를 분석하는 문제와 실험과정 등과 관련한 문제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외국어(영어·제2외국어)〓이미 출제된 소재의 지문은 가능한 한 피하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출제했다. 의사소통 능력과 대학에서 공부하는 데 필요한 영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듣기는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기는 대화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 능력을 간접 평가했다.

읽기는 사전 지식과 문단의 단서를 활용해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직접 평가하고 쓰기는 문단 구성 능력을 간접 평가했다.

제2외국어는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의 출제를 원칙으로 6개 외국어간의 난이도를 비슷하게 조정하려고 노력했다. 발음 및 철자, 어휘, 문법, 의사소통 능력, 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측정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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