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황토 살포, 적조방제효과 논란

  • 입력 2002년 8월 27일 20시 31분


적조 피해를 막기 위해 남해안 일대에 살포되고 있는 황토의 효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에 불을 지핀 주인공은 여수대 양식학과 교수를 지낸 양한춘(梁漢春·68)박사.

양 박사는 최근 ‘적조소멸과 수질, 저질토 환경개선’이라는 책자를 통해 “적조 방제를 위해 황토를 살포하면 단기 효과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했다.

황토가 바다 밑에 점액질을 형성해 저질토(해저 토양)를 산성화시키며 이는 적조 증식 촉진물질인 철, 망간 등 무기질과 아미노산, 아민 등의 유기물을 발생시켜 결국 적조생물의 발생을 도와주는 악순환을 야기한다는 게 그의 주장.

양 박사는 고토(苦土)와 생석회 혼합물의 경우 적조생물을 빨아들이는 시간이 1∼2분으로 황토의 10∼30분에 비해 훨씬 짧고, 황토 살포량의 5%만 뿌려도 방제 효과가 탁월한 데다 비용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은 “황토는 세계적으로 적조 방제에 이용되는 물질로 해양 생태계에 가장 영향이 적으며 경제성 또한 높다”고 반박했다.

수산과학원측은 양 박사가 황토 미립자가 점액질을 형성해 저질토를 산성화한다고 주장 것에 대해 “황토가 적조생물과 접촉하면 즉시 적조생물 세포를 파괴하므로 현재의 황토살포 농도로 볼 때 황토미립자가 점액질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방제담당연구관 배헌민(裵憲民)박사는 “매년 황토를 1만t 이상 뿌린 경남 사량도 5개 지점에 대한 바다 밑바닥 염도 측정 결과 7.9∼8.1 정도로 산성화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적조 방제를 위한 최적의 수단은 황토 살포”라고 말했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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