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차별 없는 기업이 생산성 높다"

  • 입력 2002년 8월 21일 23시 23분


직원들의 채용과 승진 퇴직 등에서 남녀를 동등하게 대우하는 기업들이 같은 업종의 경쟁업체들에 비해 노사 갈등이 적고 생산성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노동부는 21일 올해 상반기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22개 업체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했다.

미취학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지 업체인 ㈜한솔교육은 주로 여성들로 구성된 계약직인 어린이 지도교사가 근무한 지 1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01년 3월부터 ‘정규직 전환제도’를 도입 실시해 전체 교사의 30%인 760명이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한솔교육측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1992년 매출액이 3억원이었는데 2001년에는 3000억원으로 매출액이 1000배 늘어났다”며 “회사의 주력인 여성 근로자들을 중시해온 것이 이 같은 급성장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솔교육측은 조만간 변재용(邊在鎔) 대표이사가 소유주식의 5%인 60만주를 내놓아 전국 주요 지국, 지부에 직장보육 시설을 설치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전남 목포의 ㈜행남자기는 주방기기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1970년대부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시행해 같은 직종의 남녀간 임금차별을 없앴다.

여성근로자 비율이 65%인 행남자기는 “1963년 노조가 설립됐지만 40년간 한번도 파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충남 천안에 있는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MEMC코리아㈜는 모성보호 부문에 집중 지원해 현재 전체 근로자 926명 중 사내부부가 70쌍에 이르고 여성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6년으로 같은 업종 평균(3.6년)의 2배 정도다. 1996년 3월 노조가 설립된 이후 1997년을 빼고 1998년부터 지금까지 무파업이 지속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1995년부터 ‘열린 인사제도’를 시행해 입사지원서류에 남녀 구분과 사진 부착란을 없앴고 2001년에는 여성사원 109명을 과장으로 승진시켰으며 생산 현장에서는 ‘여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여성인력의 생산성을 높여왔다.

한편 노동부는 이들 기업에는 보육시설 설치 지원 대출금리를 현행 3%대에서 1%대로 낮추는 등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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