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저소득층 대상 자활후견기관 직업알선까지

  • 입력 2002년 8월 13일 23시 49분


“나도 무엇인가를 할 수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힘이 솟는 지 모릅니다”

13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자활후견기관을 찾은 황용성씨(55)는 밝은 표정으로 목공 도구를 챙겨들었다.

황씨를 포함해 모두 9명으로 구성된 ‘사랑의 집수리팀’은 중구자활기관의 알선으로 이 날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의 집 두 곳을 방문해 도배와 장판 등 집안을 새로 단장해줬다.

지난해 4월 팀이 꾸려진 이후 구청 등의 의뢰를 받아 지금까지 고쳐준 곳이 180가구가 넘는다. 구청등으로부터 받는 보수는 일당 2만∼2만5000원에 한달 수입이 1인당 30∼40만원 정도.

최저생계비에도 모자라는 금액이지만 현재로선 월 수입이 문제가 아니다.일을 계속해나가면서 기술을 꾸준히 익히면 1∼2년후에는 수리팀이 작은 수리대행업체로 발전해 나갈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들에게 이런 보람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은 ‘자활후견기관’. 말 그대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자활을 돕고 후견인 역할을 맡는 곳이다.

▽자활후견기관이란〓생계 곤란을 겪는 저소득층의 자활을 돕기 위해 2000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인천에 11곳, 경기 부천에는 3곳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받아 운영중이다.

기존의 공공근로사업이 단순히 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인데 비해 이 곳은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참여자의 경제적 독립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청소 간병 미용 세차 제과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단을 구성, 참여자들을 관련 학원 등에 위탁교육시키거나 강사를 초빙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가맞이(산후조리)나 가사도우미 자활농장 등 지역별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 속속 개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참여방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보호를 받는 저소득층 가운데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일에 대한 의욕을 높이기 위해 1주일에 3일 이상(하루 6시간)을 근무해야 일당(2만∼2만5000원)과 생계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인천은 1700여명, 부천은 350명 정도가 대상자이며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 월 99만원)를 약간 웃돌아도 참여할 수 있다.

초기 팀체제에서 창업 전단계인 ‘공동체’로 전환한 이후에도 6개월 정도 후견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부천시 사회복지과 김정길씨는 “자활사업의 경우 대략 3년 정도를 분기점으로 잡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체로 전환하는 자활공동체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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