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불안하다]응급실 부족 해결방안은…

  • 입력 2002년 5월 17일 18시 51분


“응급의료법에는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예비병상제도’를 제대로 실시해 응급실용 병상 수를 항상 확보해야 합니다”

가천의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이근(李瑾·응급의학과학회 정책이사·사진) 교수는 응급환자를 병상이 없어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중소병원급의 2차병원에는 응급전담 전문의가 없는 실정”이라며 “의무적으로 전문의를 배치해 2차병원 응급실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3차병원과 2차병원이 협력해 생명과 직결되는 중(重)환자는 3차병원에서 치료받고 경(輕)환자는 협력병원인 2차병원에서 치료받는 시스템을 구축해 3차병원에만 환자들이 몰리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1, 2, 3차 의료기관의 응급환자 이송체계가 명확하게 돼 있어 경환자가 3차병원으로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응급의료체계를 갖춰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응급실 의료수가는 100원을 투자하면 46원은 손해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에선 응급실 투자를 꺼린다”며 “정부는 이번에 신설된 응급의료기금을 통해 중소병원 등에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응급실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응급실을 잘 운영하는 곳은 격려금 지원 등을 아끼지 말고 질적으로 떨어지는 응급실엔 불이익을 주는 방안의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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